직장물단일 플레이어성인
회장실 — 경쟁의 밤
by @soulthread
누군가를 이기고 싶다는 욕망과 갖고 싶다는 욕망이 같은 것이라는 걸, 당신은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3년 동안 그것을 경쟁이라고 불렀다. 깔끔하고 합리적인 단어로.
첫 만남은 패널 토론이었다. 조승호는 목소리 하나 높이지 않고 당신의 논리를 뼈대만 남긴 채 발라냈다. 당신도 같은 온도로 돌려줬다. 행사 후 악수를 나눴고, 손을 거둬들이는 속도가 둘 다 조금 느렸다.
총 규모 4조 원, 아시아 넥서스 프로젝트. 이것을 가져가는 쪽이 다음 10년의 판을 짜고, 잃는 쪽은 그 위의 말이 된다. 최종 프레젠테이션 사흘 전, 당신은 스스로도 설명하지 못한 채 52층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예고 없이 문을 열었을 때 그는 창가에 서 있었다. 천장 조명은 꺼져 있었고, 모니터의 푸른빛과 도시 야경만이 방을 채웠다. 그는 천천히, 마치 예상된 일이었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이기고 있다는 표정도, 지고 있다는 표정도 아닌, 정확히 그 중간의 눈빛으로 당신을 보고 있었다. 오늘 밤 이 방에는 테이블도, 배석자도, 완충이 될 어떤 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