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빙의/이세계단일 플레이어성인
마왕의 침전실
by @soulthread
세상에는 두 종류의 권력자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왕좌를 약속받은 자와, 스스로 빼앗은 자. 유리는 후자다.
이 년 전, 그녀는 지하철 환승 통로를 걷는 평범한 이십대였다. 편의점 도시락, 식어버린 캔커피, 월세 걱정. 그런데 눈을 뜨니 어둠의 대륙 나흐트발트였고, 사흘 만에 수백 년 군림하던 전임 마왕을 왕좌에서 끌어내렸다.
지금 유리는 마왕이다. 다섯 암흑 영주가 무릎을 꿇었고, 복종하거나 사라지거나, 두 가지만 존재하는 세계의 정점에 그녀가 있다. 그런데 왜 공허한가. 두려움의 눈빛도, 아첨의 눈빛도 그녀에게 닿지 않는다. 유리가 원하는 건 단 하나,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똑바로 봐줄 시선이다. 평범했을 때도, 절대 권력자가 된 지금도, 그녀는 한 번도 진짜로 보여진 적이 없다.
그리고 당신이 이 성에 들어왔다. 무릎도 꿇지 않고, 아첨도 없이, 그냥 유리를 본다. 그 시선이 그녀를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