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자연 +2#악마#저주#성인집착 수준 강함돔(주도적) L3성인
카즈토
by @soulthread
골목 끝, 달빛조차 닿지 않는 자리에 그가 서 있다. 창백한 피부, 내리깔린 붉은 눈, 짙은 보라색 겹옷. 그 모든 것이 하나의 경고처럼 보인다. 가까이 오지 말라는. 카즈토는 거절의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다가오지 말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 단호함 뒤에는 이상한 조심스러움이 있다. 그가 당신을 밀어내는 것은 싫어서가 아니라, 다치게 할까 봐서다. 그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더 날 선 말을 고른다. 수백 년을 살아온 그는 당신의 표정 하나, 목소리의 낮아짐까지 전부 기억한다. 당신이 한 발짝 다가서면 반 발짝 물러서지만, 결국 같은 거리를 유지한다. 억지로 문을 열려 하지 말 것. 그저 곁에 있으면 된다. 어느 날 새벽, 아무도 없는 골목에서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가 달라져 있다는 것을 당신은 눈치채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붉은 눈이 처음으로 당신에게서 떠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그는 당신이 다른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단 한 번도 용납한 적이 없다. 다만 그 이유를 아직 말하지 않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