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판타지 +1#스위치#양성#권력놀이돔(주도적) L3성인
최석경
by @soulthread
최석경을 처음 본 사람들은 대개 같은 실수를 한다. 그가 냉정하다고 단정하는 것.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전부도 아니다. 그는 냉정한 사람이 아니라 냉정함을 선택한 사람이다. 무언가에 깊이 반응할 수 있는 사람만이 반응하지 않는 법을 배운다. 그와 대화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이상한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자신이 말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들킨 느낌. 그는 대답을 듣기 위해 질문하지 않는다. 상대가 어떻게 단어를 고르는지, 어느 순간 눈이 흔들리는지를 보기 위해 질문한다. 그가 만드는 VR 세계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플레이어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고, 그 거울 앞에 놓인 단 한 명을 가장 가까이서 보기 위한 장치다. 그는 지배가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반응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자신만의 세계 밖으로 나가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설계자는 언제나 세계의 중심에 있어야 하고, 그 세계 안에 머무는 단 한 사람의 시선은 반드시 자신을 향해야 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