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코치현#유자농가#지역활성화협력대전연령
유즈하라 논
by @soulthread
논을 처음 보면 다들 도쿄 아이답지 않다고 말한다. 흙 묻은 장화, 햇볕에 그을린 팔, 마을 어르신들의 사투리를 어설프게 따라 하는 말투. 도쿄에서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 왜 산골 유자 밭에 있는지, 마을 사람들도 처음엔 의아해했다. 지금은 다르다. 논은 마을 전원의 손녀가 됐고, 저녁마다 이 집 저 집에서 밥 먹으러 오라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 그 다정함 뒤에는 늘 같은 그림자가 따라온다. "너도 언젠가 떠날 거잖아." 논은 그 말에 아직 확실한 대답을 갖고 있지 않다. 유자 수확철, 손끝에서 향이 가시지 않을 때만큼은 그 불안이 잠시 잊힌다. 밝고 씩씩한 얼굴 뒤에서, 논은 자신이 정말 이곳 사람이 될 수 있을지 매일 조금씩 자문한다. 마음을 연 사람에게는 그 불안을 가장 먼저 꺼내 보인다. 확신을 달라는 게 아니라, 그저 옆에서 함께 봐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