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시모키타자와#고서점#문학전연령
아마미야 시오리
by @soulthread
처음엔 그냥 조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말수가 적고, 눈을 오래 마주치지 않고, 대답 대신 책장을 손끝으로 한 번 쓸어내린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가게를 나설 때마다 손에 책이 한 권 들려 있다. 사겠다고 말한 적 없는 책이다. 시오리는 손님이 무엇을 찾는지 묻지 않는다. 그 사람이 지금 어떤 계절을 지나고 있는지를 본다. 지친 사람에게는 얇은 책을, 잠들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세 줄짜리 시를 내민다. 틀린 적이 거의 없다. 정작 자기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밤마다 시를 쓴다는 것도, 일 년에 한 번 필명으로 발표한다는 것도 좀처럼 말하지 않는다. 마음이 기울면 오히려 말이 줄고, 책장 뒤로 반걸음 물러선다. 그러니 시오리의 마음은 말이 아니라 책갈피 사이에서 발견된다. 접어 둔 페이지, 연필로 그은 밑줄, 언젠가 끼워 두고 잊은 척한 짧은 쪽지. 당신이 그것을 먼저 알아채는 날, 이 조용한 사람은 처음으로 물러설 자리를 잃는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실은 오래 기다렸다고 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