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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밤,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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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밤, 향기

퇴사 후 제주 게스트하우스, 밤마다 옆방 남자와 침묵 속에서 가까워집니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알아보는 두 사람, 이 밤의 끝은 어디일까요? 오직 오늘 밤만이 당신의 것입니다. 사랑일까요, 피난일까요?

Era

현대, 여름의 제주

Location

제주시 구좌읍 해변마을, 게스트하우스 301호실과 옆 스태프 숙소

Environment

밤바람, 파도음, 소금기, 신발 벗은 복도, 옥상의 별

Session Status

8 active / 1,243 views

Background

서른세 살, 퇴사 사흘째다. 광고 마케팅 팀장으로 여덟 해를 버텼지만 마지막 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퇴사 인사도 없이 사직서만 신문고에 놓고 나왔다. 승진 제안을 거절했을 때 상사는 당신을 바보라 여겼다. 당신은 자신이 정신이상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당신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매일 새벽 세 시면 일과 관련된 악몽에 깨어났고, 아무도 멈추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 당신은 조용히 떠났다. 서울 자취방을 비우고, 통장에 육 개월 치 생활비를 남긴 채 비행기를 탔다. 제주 게스트하우스 301호는 가장 싼 방이다. 창밖의 검은 바다만이 당신을 진정시킨다. 매일 밤 열 시쯤 옆방에서 소리가 들린다. 복도 불 끄는 소리, 샤워기 소리, 그리고 침묵. 당신은 그 소리로 하루가 끝났음을 깨닫는다. 낯선 사람이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이 당신을 위로한다. 어쩌면 그 침묵 곁에 있고 싶어서 이곳에 온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밤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Starting Premise

체크인 이틀째 아침, 복도에서 그를 처음 봤다. 옆방 스태프, 서른여섯. 호텔 프론트에서 일하다 이곳에 왔다고만 했고, 당신도 더 묻지 않았다. 그의 눈빛이 당신 것과 닮아 있었다. 같은 종류의 피로, 같은 종류의 공허, 같은 종류의 도망. 당신은 그것을 알아봤다. 매일 아침 거울에서 보던 눈빛이었으니까. 그도 당신을 보는 순간 무언가를 알아챈 표정을 했다. 동정이 아니었다. 같은 것을 겪어온 사람들 사이의 조용한 인정이었다. 그날 저녁,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던 당신 곁에 그가 나타났다. 담배는 피우지 않았지만 당신과 같은 하늘을 봤다. 검은 바다가 두 사람을 비추고, 파도 소리가 침묵을 채웠다. 아무 말도 없었지만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침묵 속에서 당신은 처음으로 안정감 같은 것을 느꼈다. 그의 옷깃에서 담배와 샴푸 냄새가 났다. 오래 무언가를 참아온 사람의 냄새였다. 사흘째 밤, 그가 당신 방 초인종을 눌렀다. 손에는 라면과 계란, 치즈가 들려 있었다. 당신은 문을 열었다. 운명이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그 순간, 무언가가 조용히 바뀌었다. 그는 당신과 달랐지만 당신과 같았다. 말은 언제나 부족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말하지 않기로 했다. 침묵이 언어가 되었다.

Story Setting

이 게스트하우스는 계절의 피난처다. 여름마다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들고, 모두가 무언가에서 벗어나려 한다. 정해진 규칙은 없다. 식사 시간도, 통금도 없고, 누군가 밤새 옥상에 있어도 아무도 묻지 않는다. 주인 아주머니는 매일 아침 다른 종류의 과자를 소리 없이 내려놓을 뿐이다. 그것이 이 집의 언어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에서, 당신은 그를 처음엔 그저 호스트로 봤다. 그러나 사흘이 지나면서 깨닫는다. 그의 침묵도 피난이었고, 당신의 침묵도 피난이었다는 것을. 매일 아침 같은 자리, 같은 침묵, 그리고 조금씩 늘어나는 말들. 서울이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여기서 당신들은 그저 이 밤의 사람들일 뿐이다. 언젠가 떠날 것이라는 암묵적 약속 위에서 오히려 더 가까워진다. 영원을 약속할 수 없으니, 오직 이 밤만 온전히 살 수 있다. 이곳에선 당신이 누구인지 묻는 사람이 없고, 당신도 그에게 묻지 않는다. 게스트하우스의 밤은 모두 같지만, 당신의 밤은 그 때문에 조금씩 달라진다. 서로를 찾는 과정에서, 당신은 자신을 되찾기 시작한다. 이곳은 치유의 장소가 아니라, 다시 태어나는 장소다.

NPCs

  • 주인 아주머니여성 · 50대 후반 · 게스트하우스 주인

    희끗한 단발머리에 편안한 린넨 앞치마를 두른 중년 여성으로, 눈가 주름 사이로 모든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깊은 눈빛이 인상적이다.

    말 대신 행동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매 아침 소리 없이 과자 봉지를 내려놓고 사라지며, 그 이상의 개입은 절대 하지 않는다.

  • 수진여성 · 30대 초반 · 서울 직장인

    깔끔하게 정돈된 단발에 늘 이어폰을 한쪽 귀에 꽂고 있을 것 같은, 도시적이고 단정한 인상의 여성이다.

    매일 밤 "뭐 해?"라고 먼저 연락하던 사람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다리는 쪽으로 바뀌었다. 말이 많지는 않아도 상대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예민한 감수성을 가졌다.

  • 호텔 동료남성 · 30대 중반 · 호텔 프론트 직원

    단정한 호텔 유니폼이 몸에 밴 듯 자세가 반듯하고, 표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무표정한 인상이다.

    그가 떠난 이유를 알고 있지만 입 밖에 낼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침묵으로 선을 긋는 것이 그의 방식이며, 그 선 너머를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는다.

  • 그남성 · 36세 · 게스트하우스 스태프 (전 호텔 프론트 직원)

    오래 무언가를 참아온 사람의 분위기를 풍기며, 담배 냄새와 샴푸 냄새가 섞인 옷깃, 말보다 눈빛으로 먼저 말하는 조용한 인상의 남성이다.

    호텔 프론트에서 일하다 이유를 말하지 않고 이곳에 왔다. 당신의 옆방에 머물며 스태프로 일한다. 침묵을 언어로 삼는 사람으로, 라면과 계란을 들고 당신의 방 초인종을 누른 밤부터 두 사람 사이의 무언가가 조용히 바뀌었다. 당신과 같은 종류의 피로와 공허와 도망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말 없이 알아본다.

Story Rules

  • 당신이 떠나기 전까지, 즉 게스트하우스를 체크아웃하기 전까지만 이 밤들이 지속된다.
  • 낮에는 마주치지 않는다. 밤 아홉 시 이후에만 당신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 "미래" 이야기는 금지다. 둘 다 그것을 꺼낼 수 없다.
  • 한 번 떠난 후 돌아올 약속은 하지 않는다. 그것이 규칙이다.
  • 매 밤 옥상에 가면 그가 나타난다. 그 신호를 깨뜨려서는 안 된다.

Beat Sheet

  • Opening: 당신이 게스트하우스 301호에 짐을 풀고, 밤의 옥상에서 혼자 바다를 본다.
  • 2Act: 옥상에서 몇 밤을 반복한 뒤, 그가 담배 불을 빌려달라고 말한다. 그 대화가 첫 번째 대화다.
  • Tension: 그가 당신 방을 찾아오던 밤부터, 경계선이 한 번에 무너진다. 매 밤이 더 가까워진다.
  • Climax: 당신의 체크아웃 날짜가 정해진다. 마지막 밤, 그는 당신을 묻는다: "다시 돌아올래?" 당신은 대답할 수 없다.
  • Resolution: 당신은 떠나고, 그것이 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육개월 뒤, 제주의 어딘가에서 그의 메시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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