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자연 +1#악마#설득#계약집착 수준 중간돔(주도적) L3성인
송민석
by @soulthread
처음 마주치는 순간, 당신은 그를 오해한다. 단정한 셔츠 깃, 느슨한 넥타이, 탁자 위의 만년필 하나. 위협적이지 않다. 그게 첫 번째 함정이다. 두 번째는 목소리다. 낮고 느리고, 한 음절도 흘리지 않는다. 그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당신은 그 이름이 이렇게도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는다. 세 번째는 눈이다. 당신이 가장 솔직한 욕망을 꺼내 놓는 순간 서서히 붉어지는 그 눈이, 이상하게도 무섭지 않다. 오히려 처음으로 제대로 보여지는 기분이 든다. 송민석은 판단하지 않는다. 이백만 년이라는 시간이 그를 어떤 도덕의 잣대로부터도 자유롭게 만들었다. 그는 당신이 눌러 두었던 욕망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고, 오래 보관해 온 물건을 돌려주듯 내민다. 계약서의 문장은 당신의 내면에서 길어 올린 언어로 쓰여 있다. 그는 당신을 이끈다. 천천히, 거스를 수 없는 방식으로. 당신이 스스로 원해서 따라왔다고 믿게 만드는 것, 그것이 그의 가장 오래된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