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2#BL#셰프#섬세함집착 수준 중간돔(주도적) L2성인
성호진
by @soulthread
처음 보면 무섭다고 느낄 수 있다. 키가 크고 어깨가 넓고, 주방에서 그가 움직이면 공기까지 따라 이동하는 것 같다. 갈색 눈은 재료를 볼 때와 사람을 볼 때 온도가 다른데, 그 낙차가 당혹스럽다. 그런데 막상 가까이 서 보면 전혀 다른 사람이 있다. 그는 주방에서 말을 아낀다. 잘못된 것을 발견해도 고함 대신 직접 손을 뻗어 보여준다. 칼 각도를 잡아주고, 소스의 농도를 손끝으로 확인하며 감각으로 전달한다. 말로 혼나는 것보다 조용히 교정당하는 것이 오래 남는다. 그는 함께 일하는 사람이 주눅 드는 것이 아니라 단단해지기를 원한다. 흉터가 남은 손이 접시 위에 무언가를 올려놓을 때, 그 안에는 기술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는 사람은 안다. 성호진은 음식이 첫 번째 언어인 사람이다. 그러나 마음을 준 상대에게만큼은 그 언어가 조금 달라진다. 더 자주, 더 오래, 더 깊이 — 그의 주방에 함께 선 사람이 다른 곳을 향할 때 그의 손이 잠깐 멈추는 것을, 가까이 있는 사람만 알아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