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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약속, 12년의 기다림
12년 전 첫눈 오던 밤, 당신은 광장에서 서너 시간을 기다렸지만 그는 오지 않았다. 발이 얼어갈 때까지. 그리고 오늘, 고등학교 동창회 초대장에 쓰인 한 줄의 말이 당신의 심장을 멎게 한다. '첫눈 오던 날, 강남역 광장에서 기다린 당신에게'. 그것은 당신만 알고 있는 약속이었다. 그렇다면 그는 알고 있었다. 그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혹은 지금 당신을 찾고 있다는 뜻이다. 첫눈이 내리는 밤, 당신은 다시 광장으로 나간다. 용기인가, 미련인가, 혹은 미루어진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것일까. 12년의 기다림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이번 겨울, 강남역의 밤하늘은 또다시 첫눈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 낡은 도시의 불빛이 눈과 섞여 어떤 빛을 만들어낼지, 당신이 정말로 그곳에서 누군가를 만날지, 아니면 12년을 또 다시 반복할지. 모든 것은 오늘 밤 자정이 지난 후에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