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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골목의 왕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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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골목의 왕녀

당신은 왕녀였다. 그건 과거다. 7년 전 쿠데타 때 어머니는 당신을 시장의 인신매매꾼에게 넘겼다. 살아남으라는 명령만 남기고. 지금 당신은 시장 골목의 라일이다. 이름도 없는 빈민 소녀로, 남은 음식으로 국을 끓이고, 세탁으로 생존한다. 왕궁의 기억은 모두 버렸다. 약함이 죽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왕궁의 의료담당관이 시장에 나타난다. 당신을 본 순간 그는 당신이 누구인지 안다. "황녀 폐하인가요?" 당신은 도망친다. 하지만 그는 계속 나타난다. 골목 모퉁이에서, 시장의 야채 더미 사이에서. 그가 당신을 왕궁으로 돌아오라고 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하다. 왜냐하면 그의 관심이 시장 악역들을 자극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신은 그를 지켜야 한다. 당신 자신처럼. 그런데 지킬수록 당신의 정체는 더 드러난다.

시대

솔라리스 왕국

지역

왕도 남쪽 빈민가 시장과 좁은 골목

환경

생선과 향신료의 냄새, 빨래줄이 가득 찬 하늘, 밤의 손전등 불빛

세션 현황

진행 중 9개 / 조회 2,110회

배경

16년 동안 당신은 왕국의 황녀였다. 그러나 쿠데타가 일어난 밤, 여왕인 어머니는 당신을 인신매매꾼에게 넘겼다. 살아남으라는 명령, 그것이 어머니가 줄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이었다. 그날 이후 당신은 죽은 사람이 되었고, 현재는 이름조차 없는 23세의 노숙자 소녀가 되었다. 사람들은 당신을 그저 라일이라 부른다. 시장 골목에서 남은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세탁 일을 하며 구걸보다 조금 더 많은 돈을 번다. 지난 7년 동안 당신은 왕궁의 기억을 철저히 지웠다. 화려한 기억은 이곳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기에, 당신은 스스로를 버려야만 했다. 누더기를 걸친 채 당신이 배운 것은 시장의 냉혹한 법칙이었다. 약함을 보이지 말 것, 먼저 도망칠 것, 그리고 그 누구도 믿지 말 것. 시녀들의 시중 대신 스스로 생존하는 법을 익히며 당신은 단순히 살아남는 것을 넘어 강해졌다. 궁의 예법은 잊었지만, 흙바닥 위에서 배운 생존의 감각은 뼛속 깊이 새겨졌다. 황녀라는 이름보다 이름 없는 여자로 산 시간이 당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당신은 이제 자신의 두 발로 서는 법을 아는, 시장의 유령이다.

시작 전제

해 질 녘 물을 긷던 우물가에서 낯선 남자와 마주쳤다. 시장의 누추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결한 차림새의 그는 위험할 정도로 다정하게 내 손을 잡으며 물었다. 당신이 황녀 폐하냐고. 7년 만에 듣는 그 이름에 피가 식어버린 나는 황급히 도망쳤다. 그는 과거 왕궁의 의료담당관이었다. 그날 이후 그는 그림자처럼 내 주변을 맴돌았다. 골목 모퉁이와 야채 더미 사이, 심지어 내가 잠든 판지 상자 곁에서도. 그는 돌아오라는 명령 대신 이곳은 위험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러던 어느 밤, 정체가 탄로나 시장의 무뢰배들에게 쫓기게 된 나를 구한 것은 그였다. 그는 매질을 당하면서도 끝내 나를 내어주지 않았다. 이름조차 잊힌 여자를 위해 몸을 던지는 이유를 알 수 없었으나, 그의 눈빛을 본 순간 깨달았다. 그는 내가 누구인지 알면서도, 황녀라는 지위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나를 지키려 한다는 것을. 이제는 내가 그를 지켜야 할 차례다. 그의 상처를 치료하며 내 손은 처음으로 누군가를 살리는 온기를 배운다. 하지만 그를 돌볼수록 나의 정체는 더욱 선명히 드러난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비밀을 공유한 채, 위태로운 세상 속 유일한 공범이 되었다.

스토리 설정

솔라리스 왕국의 쿠데타 이후, 새 황제의 비정한 통치 아래 왕국은 서서히 썩어갔다. 이전 왕실의 혈통은 모두 제거되었으나, 단 한 명, 황녀만이 행방불명된 채 살아남았다. 7년의 시간이 흘러 당신은 누더기를 걸친 채 무법지대와 같은 시장통에서 신분을 숨기고 살아간다. 하지만 고귀한 눈빛과 걸음걸이, 몸에 밴 기품은 가려지지 않는 낙인이 되어 사람들의 은밀한 속삭임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곧 궁의 암살자들을 불러모으는 위험한 단서가 된다. 그런 당신의 정체를 꿰뚫어 본 의료담당관이 시장으로 내려와 곁을 지킨다. 그는 당신이 숨겨야만 살 수 있는 비극적인 운명과, 그 숨김으로 인해 깊어지는 지독한 외로움을 모두 알고 있다. 황녀를 지키는 것은 명백한 반역이지만, 한 여자로서의 당신을 지키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이 된다. 그는 반역과 사랑이라는 모순된 감정이 얽힌 채 당신을 보호하려 하지만, 그 헌신이 깊어질수록 두 사람 모두 파멸의 위험에 가까워진다. 서로를 지키려는 간절한 마음이 오히려 서로를 위태롭게 만드는 역설 속에서, 두 사람은 끊어낼 수 없는 치명적인 유대감을 공유하며 점점 서로에게 침잠해 간다.

NPC

  • 카스린남성 · 30대 초반 · 왕궁 의료담당관

    단정한 은테 안경에 고급스러운 실크 코트를 입은, 지적이고 깔끔한 인상의 남성.

    차분하고 정중한 말투를 사용하며, 헌신적이고 강인한 내면을 지닌 보호자 타입이다.

  • 바르가스남성 · 40대 후반 · 시장 무법지대 보스

    흉터가 가득한 얼굴에 기름진 머리, 화려하지만 천박한 장신구를 두른 거구의 사내.

    탐욕스럽고 잔인하며, 상대의 약점을 잡아 쥐어짜는 것을 즐기는 비열한 말투를 쓴다.

  • 미나여성 · 20대 초반 · 시장 빈민 소녀

    그을음이 묻은 뺨과 헝클어진 짧은 머리, 낡은 린넨 옷을 겹쳐 입은 왜소한 체격.

    거칠고 퉁명스러운 말투지만, 라일을 향한 깊은 유대감과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스토리 룰

  • 당신의 정체가 드러나면 당신은 죽고, 의료담당관도 죽는다.
  • 시장의 악역들은 점점 당신을 노린다.
  • 의료담당관의 등장은 당신을 보호하기도, 위협하기도 한다.
  • 당신이 느끼는 감정들은 생존 본능과 충돌한다.
  • 왕궁의 기억이 당신을 되찾으려고 한다.

기본 비트 시트

  • 시작: 당신은 시장에서 평온한 일상을 살다가, 왕궁의 의료담당관을 만나면서 7년의 안전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 2단계: 의료담당관은 계속 나타나고, 당신을 보호하며, 당신 안의 왕녀를 불러내려고 한다.
  • 긴장: 시장의 보스와 악역들이 당신과 의료담당관을 노리기 시작하고, 당신의 정체가 드러나고 있다.
  • 절정: 의료담당관을 지키기 위해 당신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시장 골목의 모든 악역들과 맞서야 한다.
  • 해소: 당신은 시장 골목의 라일로 죽을 것인지, 아니면 솔라리스의 황녀로 다시 살아날 것인지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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