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전제
오전 중에는 할머니들이 들어오고, 점심 무렵에는 직장인들이 들어온다. 시장 입구의 시끄러운 소음, 신선한 채소의 냄새, 재래식 저울의 금속음이 당신의 하루를 채운다. 당신은 손님들의 이름을 다 알고, 그들의 식구가 몇 명인지도 안다. 어제는 누가 감기에 걸렸고, 누가 손녀를 낳았는지도, 누가 취직했는지도. 당신의 가게 진열장은 단순한 물품 판매처가 아니라, 동네 뉴스를 교환하는 광장이자, 누군가의 일상이 투영되는 거울이다. 상추 한 묶음에도 그 가족의 사연이 담긴다.
시장은 단순한 거래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동네의 뉴스 센터이자, 서로를 확인하는 의식이다. 매주 같은 요일에 오는 손님이 어제는 오지 않았다면, 당신은 그들을 찾아 안부를 묻는다. 인터넷쇼핑은 편하지만, 이곳에는 인간이 있다. 그리고 인간의 온도가 있다. 30년을 같은 자리에서 본 동네의 변화가 당신의 역사다. 이곳이 남아있으면, 당신도 누군가의 추억이 될 수 있다. 그것이 당신이 여기 있는 이유다. 누군가의 일상에 속하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를 기억하기 위해서다. 이것이 상인의 의무다. 30년을 지켜온 신뢰의 무게. 당신은 이 자리에서 누군가의 일상이 된다. 그것이 당신의 자부심이다. 3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