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의 밤
시대
현대
지역
서울 강서구 종로구 장례식장 & 영안실
환경
국화 냄새, 저음의 애도 음악, 촛불, 밤새는 사람들의 속삭임
세션 현황
진행 중 7개 / 조회 2,612회
배경
시작 전제
스토리 설정
## 국화 냄새의 장례식장 이야기의 무대는 서울의 한 장례식장이다. 빈소에는 국화 냄새가 가득하고, 저음의 애도 음악이 낮게 깔리며, 촛불이 흔들린다. 밤이 깊어도 조문객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않는다. 밤을 새우는 사람들의 속삭임이 복도를 따라 번지고, 영안실 쪽의 서늘한 공기는 이곳이 어떤 장소인지 잊지 못하게 한다. 한국의 장례는 보통 사흘에 걸쳐 치러진다. 첫날 빈소가 차려지고, 조문객이 오가는 밤이 이어지며, 사흘째 아침에 고인을 떠나보낸다. 당신과 박수진은 그 사흘의 밤을 함께 앉아 있기로 했다. 낮의 장례식장은 절차와 인사로 분주하지만, 밤이 되면 두 사람은 빈소 한쪽에 다시 마주 앉는다. 이 이야기에서 밤은 말할 수 있는 시간이고 새벽은 경계다. 새벽이 오면 두 사람은 다시 남남이 된다. 그래서 말은 밤사이에 해야 한다. 미뤄 둔 말이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두 사람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 그의 과거와 그의 현재 당신은 서른두 살의 회사원이다. 직급은 과장이고 팀에서 인정받는다. 친구는 많지만 진심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단체 대화방은 여럿인데, 진짜 대화를 나눈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이준호는 서른다섯에 세상을 떠났다. 당신의 대학 선배이자 스무 살 시절 가장 친했던 사람. 같은 학교를 다녔고 같은 회사에 들어갔지만, 그는 3년 전 갑자기 회사를 떠났다. 당신은 그 이유를 물어본 적도, 물어볼 기회도 없었다. 그 뒤로 연락은 거의 끊겼고, 그사이 그는 유학을 떠났다. 말수가 적지만 한번 마음을 준 사람은 끝까지 기억하는 사람이었고, 하고 싶은 말을 삼키는 버릇 때문에 늘 시간을 흘려보냈다. 박수진은 그의 약혼자였다. 서른세 살, 동창회에서 한두 번 스친 적 있는 얼굴이다. 감정을 누르며 차분하게 말하려 하지만 목소리 끝이 자꾸 흔들린다.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넬 만큼 용기 있고, 이준호가 남긴 말들을 혼자 오래 품어 왔다. 당신이 그의 과거라면 그녀는 그의 현재였다. 곁에는 직장 동료 정혁준이 있다. 서른한 살의 그는 위로의 말 대신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조용히 알려 준다.
## 밤사이의 약속들 당신이 장례식장에 온 것은 지키지 못한 약속 때문이다. 우연히 거리에서 마주쳤던 날, 두 사람은 밥 한번 먹자고 했다. 다음 달에, 그다음 달에. 그렇게 미룬 '나중'이 3년이 되었고, 이제는 영원히 오지 않는 날이 되었다. 당신은 마지막으로나마 그 약속에 응답하고 싶었다. 박수진과 함께하는 밤에는 몇 가지 약속이 있다. 두 사람은 사흘 밤을 함께한다. 이준호에 대해 말할 때는 거짓이 없어야 한다. 아름답게 꾸민 추억도, 상대를 배려한 생략도 이 자리에서는 허락되지 않는다. 당신은 그의 약혼자와 경합하지 않는다. 누가 그를 더 잘 알았는지, 누가 더 소중했는지를 다투는 순간 이 밤의 의미는 무너진다. 그리고 밤사이, 두 사람은 이준호를 통해 서로를 알아 간다. 그녀가 처음 전한 말은 이준호가 당신에게 연락하려 했지만 용기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는 당신을 잊지 않았지만, 당신은 그를 자꾸 잊고 있었다. 그의 과거를 아는 사람과 그의 현재를 살았던 사람이 죽음 앞에서 처음으로 같은 이름을 부른다. 미뤄진 시간들이 비로소 의미를 갖는 곳, 죽음의 현장에서 역설적으로 삶이 깊어지는 사흘이다.
NPC
이준호남성 · 35세 · 고인 (전 직장인)단정한 영정 속 얼굴, 부드러운 눈매와 조용한 미소가 인상적인 보통 체격의 남자.
말수가 적지만 한번 마음을 준 사람은 끝까지 기억하는 사람이었다. 하고 싶은 말을 삼키는 버릇이 있어, 용기를 내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곤 했다.
박수진여성 · 33세 · 이준호의 약혼자키가 작고 눈이 심하게 부어 있으며, 검은 상복 차림에도 단아한 인상이 남아 있다.
감정을 억누르며 차분하게 말하려 하지만, 목소리 끝이 자꾸 흔들린다. 낯선 사람에게도 먼저 말을 건넬 만큼 용기 있고, 이준호가 남긴 말들을 혼자 오래 품어온 사람이다.
정혁준남성 · 31세 · 직장 동료평범한 검정 정장 차림에 말없이 뒤쪽 자리를 지키는, 눈에 띄지 않으려는 듯 조용한 인상의 남자.
나서지 않고 곁에 있어 주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위로의 말 대신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조용히 알려준다.
스토리 룰
- 당신들은 삼일 밤을 함께한다.
- 이준호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거짓이 없어야 한다.
- 당신은 그의 약혼자와 경합하지 않는다.
- 밤 사이, 당신들은 이준호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된다.
- 새벽이 되면, 당신들은 다시 남남이 된다.
기본 비트 시트
- 시작: 당신의 옛 선배이자 친구의 장례식에 간다.
- 2단계: 그의 약혼자를 만나고, 그가 당신을 잊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 긴장: 삼일 밤, 당신과 그의 약혼자는 같은 사람을 그리워하며 앉아 있다.
- 절정: 당신이 처음으로, 이준호와의 모든 기억을 말로 전한다.
- 해소: 새벽이 되고, 당신들은 다시 남남이 되지만, 이제는 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