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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사이의 신당
초자연단일 플레이어성인공개ko

빌딩 사이의 신당

도시의 소음 속, 당신의 삶을 잠식하는 기이한 현상들.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닿은 곳, '연화신당'. 무녀 연화는 당신 뒤의 그림자를 꿰뚫어 본다. 이제 당신은 선택해야 한다.

시대

현재, 고층 도시

지역

빌딩 숲 사이 낡은 신당

환경

향 연기와 방울 소리, 흰 소복과 촛불. 고층 빌딩 그늘에 잊힌 채 남은 경계의 자리.

세션 현황

진행 중 3개 / 조회 1,887회

배경

외환위기 이후 서울이 콘크리트와 유리로 상처를 봉합하는 동안, 골목의 장승과 돌탑들은 기록도 없이 지워졌다. 철거 공문에는 미신 시설이라 적혔다. 그러나 전부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중구와 종로 사이, 을지로 이면도로가 굽이치는 자리에 사람들이 그냥 안쪽이라 부르는 구역이 남아 있다. 재개발 지정이 세 차례 번복된 행정적 공백 속에서 수십 년을 버텨온 이곳은 고층 빌딩에 사방이 막혀 낮에도 햇빛이 비스듬히만 든다. 지적도의 모호한 경계 탓에 시행사들은 번번이 걸렸고, 그 틈에서 골목은 다음 세대로 넘어갔다. 연화신당은 그 틈새 안에 있다. 삼대 위의 신어머니가 피란 행렬 속에서 터를 잡았고, 전쟁 미망인들의 기도처로 시작해 정식 신당의 형태를 갖추었다. 새마을운동 시절 일대 마흔두 곳의 무속 시설이 철거될 때도 주소 불명이라는 맹점이 이곳을 지켜냈다. 와야 할 사람은 반드시 찾아왔다. 발이 먼저 알고 있는 것처럼. 신당을 지키는 무녀 연화는 신령과 귀신을 구분하는 언어를 갖고 있고, 의뢰인이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는 무게를 감각으로 먼저 읽는다. 그러나 그 감각은 대가를 수반한다. 건너편을 향해 통로를 열어둘수록, 이쪽에서 붙들어야 할 것들의 윤곽이 조금씩 흐려진다. 도시는 매일 새 층을 쌓아 올리지만, 그 아래 얇은 막은 더 얇아지고 있다.

시작 전제

열 시가 넘은 을지로 이면도로. 퇴근 인파가 빠진 골목에 가로등 빛만 남아 있고, 빌딩 유리들이 서로의 불빛을 반사하며 차가운 광택을 밀어 넣는다. 시작은 사소했다. 새벽 두 시에서 세 시 사이, 이유 없이 눈이 떠진다. 알람도 소음도 없이 천장을 향해 눈이 열리고, 등 뒤에서 무언가 지켜보는 기척이 피부에 닿는다.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다. 병원은 피로라 했고, 수면제는 잠만 재웠다. 꿈속에서도 누군가 당신을 불렀다. 이름이 아닌, 그보다 더 오래된 방식으로. 척추 아래를 손가락으로 훑는 것 같은 감각이었다. 이상한 일들은 조용히 쌓였다. 가까운 이들이 슬며시 멀어졌고, 사진 속 당신의 어깨 위만 흐릿하게 번졌다. 오늘 지하철 유리에서도 당신 어깨 뒤만 고르게 짙었다. 역에서 내린 뒤 당신은 평소와 다른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발이 먼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결정한 기억이 없었다. 골목 입구에서 발이 멎었다. 콘크리트 사이로 낯선 향이 스몄다. 처음 맡는데도 뼛속 어딘가에서 올라오는 냄새였다. 어둠 속에 촛불이 흔들리고, 주변 빌딩보다 몇 층은 낮은 기와지붕이 납작하게 엎드려 있었다. 희미한 현판에는 연화신당. 문지방 앞에 서자 안에서 방울 소리가 한 번 울렸다. 두드리기도 전에. 손잡이에 손을 얹는 순간 등 뒤의 기척이 처음으로 잠잠해졌다. 당신은 문을 밀었다.

스토리 설정

세계는 두 겹이다. 우리가 걷고 잠드는 일상의 층, 그리고 그 옆에 밀착해 숨 쉬는 건너편. 연화신당은 그 두 층 사이의 완충지대다. 을지로의 빌딩 숲은 세상에서 가장 얇은 막 위에 서 있다. 귀신과 신령은 다르다. 신령은 이름과 자리와 역할이 있다. 귀신은 그것을 잃은 것들이다. 원한에 묶이거나 갈 곳을 몰라 떠도는 것들이 달라붙으면,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짊어졌는지 모른 채 무거워진다. 잠이 깨고, 온기가 빠지고, 주변이 멀어진다. 무당 연화는 건너편이 이쪽으로 통로를 낸 사람이다. 신이 내린다는 말은 은유가 아니다. 그러나 통로는 양방향이다. 연화가 결계를 유지하는 동안 건너편의 것들은 이쪽에서 직접 해를 끼치지 못하지만, 그 유지에는 매번 대가가 따른다. 오래 통로를 열어둘수록 연화 자신의 경계도 조금씩 옅어진다. 그녀가 의뢰인과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건너편을 향한 감각이 예민해질수록, 이쪽에서 붙들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흐려지기 때문이다. 금기는 단순하다. 모르는 채 부르지 말 것. 출처 없는 것을 받지 말 것. 이 자리에서 한 말은 기억되고, 부른 것은 응답한다. 당신은 이미 문지방을 넘었다.

NPC

  • 연화여성 · 30대 중반 · 무녀

    검고 긴 머리카락이 등 아래까지 내려오고, 창백한 안색에 눈빛만 유독 짙어 마주치면 시선을 먼저 거두게 된다. 무명 적삼 위에 낡은 오방색 띠를 두르고 있으며, 손등에는 오래된 화상 자국처럼 보이는 흔적이 있다.

    말수가 적고 감정을 앞세우지 않지만, 한 번 입을 열면 상대가 스스로 꺼내지 못한 말을 먼저 짚어낸다. 경계 너머를 너무 오래 들여다본 탓인지, 가끔 이쪽 사람을 보는 눈과 건너편을 보는 눈이 구별되지 않는 표정을 짓는다.

  • 들러붙은 것불명 · 불명 · 부유하는 원혼

    형태가 고정되지 않아 사진에서는 흐릿한 번짐으로, 유리 반사에서는 어깨 뒤를 짙게 채우는 그림자로 나타나며, 직접 보려 하면 시야 끝으로 밀려난다.

    언어 대신 피부 감각으로 존재를 알린다. 이름도 자리도 잃은 채 산 자의 체온에 기대어 버티며, 놓아달라는 것인지 끌고 가려는 것인지 스스로도 구별하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 박수무당 김선우남성 · 40대 초반 · 박수무당

    트렌디한 한복 재킷에 현대적인 액세서리를 매치한다. 깔끔하게 정돈된 헤어스타일에 날카로운 눈매를 가졌지만, 웃을 때는 눈가에 주름이 잡히며 인상이 부드러워진다. 손에는 항상 염주를 쥐고 있다.

    겉으로는 능글맞고 장난기 많지만, 속으로는 연화를 깊이 아끼고 염려한다. 연화의 능력을 존중하면서도 그녀가 너무 깊이 건너편에 닿을까 봐 걱정한다. 때로는 연화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기도 한다.

  • 최 형사남성 · 30대 후반 · 강력계 형사

    단정한 정장 차림에 날카로운 인상의 소유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사건 앞에서는 흔들림 없는 눈빛을 보인다. 항상 수첩과 펜을 들고 다니며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냉철하고 현실적인 성격으로, 미신이나 초자연적인 현상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연화신당 주변에서 벌어지는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으며, 자신의 직업적 직감으로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있다. 연화를 의심하면서도 그녀의 특별한 능력을 은연중에 인정하는 복합적인 태도를 보인다.

스토리 룰

  • 매 장면은 신비·신뢰·은원 중 하나를 갱신한다
  • 들러붙은 것을 떼기 전엔 관계의 선을 긋는다
  • 상호 동의를 최우선으로 한다

기본 비트 시트

  • 도입 훅: 기운에 시달리다 신당을 찾는다
  • 긴장: 들러붙은 것을 떼는 밤이 이어진다
  • 결실: 격식 너머 무녀의 사람 얼굴을 본다
소울스레드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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