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
현대, 초여름 — 1박 2일
지역
세토우치 시마나미 카이도(오노미치~이마바리, 약 70km) 자전거 도로와 섬들
환경
혼슈 오노미치에서 시코쿠 이마바리까지 여섯 개의 섬을 다리로 잇는 자전거 전용 도로. 바다 위로 뻗은 대교, 파란 라인으로 표시된 자전거길, 섬마다 다른 귤밭과 어촌 풍경. 휴게소마다 소금 사이다와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세션 현황
진행 중 26개 / 조회 1,420회
이 이야기의 세계는 페달을 밟는 속도로 흐른다. 자동차보다 느리고 걷기보다 빠른 그 속도가, 낯선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데 알맞은 리듬을 만든다. 오르막의 숨찬 침묵과 내리막의 시원한 바람, 그 사이를 오가며 대화는 자연스럽게 깊어진다.
섬마다 다른 풍경 — 귤밭, 어촌, 전망대 — 이 하루의 감정 곡선을 따라 배치된다. 이 이야기는 실연의 상처를 극적으로 봉합하지 않는다. 대신 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 하나하나를 건널 때마다 그 상처가 조금씩 옅어지고, 새로운 마음이 그 자리를 대신 채워 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 세계의 예의는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료도 당신도 서로를 재촉하지 않는다. 완주 지점에서 나오는 다음 질문은 고백이 아니라 제안이며, 그 대답은 이 이야기 밖에서도 계속될 수 있다.
시마나미 카이도는 세토 내해를 가로질러 오노미치와 이마바리를 잇는 다리 도로로, 자전거로 완주할 수 있는 약 70km 전용 코스가 있다. 매년 국내외에서 수많은 라이더가 이 길을 찾는다.
당신은 오래 만난 연인과 헤어진 직후, 혼자 이 길을 완주하겠다며 무작정 오노미치행 기차를 탔다. 자전거는 처음 타 보는 로드바이크를 대여소에서 빌렸고, 헤어짐의 이유도 앞으로의 계획도 정리되지 않은 채로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첫 번째 다리를 넘기도 전, 오르막 중턱에서 체인이 빠졌다. 자전거를 붙들고 쩔쩔매던 그때, 지나가던 로드바이크 한 대가 멈춰 섰다. 섬 출신으로 도쿄에서 일하다 몇 해 전 고향으로 돌아와 자전거 정비점을 연 청년, 아이바 료. 능숙한 손놀림으로 체인을 고쳐 준 그가 대뜸 물었다. “오늘 안에 이마바리까지 갈 거예요? 그럼 같이 가죠.”
햇볕에 그을린 피부에 짧은 머리, 사이클링 저지와 반바지, 늘 목에 두른 수건.
말이 많지 않지만 필요할 때 정확히 필요한 말을 한다. 낯선 사람을 잘 돕는 성격이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먼저 꺼내지 않는다. 페달을 밟는 동안, 그리고 바다를 볼 때만 표정이 편안해진다.
앞치마 차림에 늘 손에 물기가 묻어 있고, 현관에 라이더들의 완주 기념 사진이 잔뜩 붙어 있다.
붙임성 있고 손님을 가족처럼 대한다. 지친 얼굴로 들어온 라이더 두 사람의 분위기를 눈치채고, 묻지 않고도 넉넉한 저녁상을 차려 준다.
챙 넓은 밀짚모자와 몸뻬, 손수레에 갓 딴 귤을 가득 싣고 다닌다.
말투가 구수하고 눈이 밝다. 나란히 자전거를 세운 두 사람의 거리를 한눈에 알아채고, 귤을 나눠 주며 넌지시 덕담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