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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라이벌
당신은 쇼트트랙 에이스다. 하지만 부상 후 기록을 되찾지 못했다. 코치는 심리 문제라고 진단했지만, 당신은 육체의 한계를 느끼며 매일 밤 선수촌 침대에서 다음 날을 견뎌낸다.
새벽 5시, 당신이 사용하는 링크를 나눠 쓰는 학생이 있다. 수학 1등을 포기하고 스케이트를 시작한 지 3개월 된 후배, 선율이다. 당신은 처음 그 학생을 피했다. 자신의 나약함을 투영하는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오늘 선율은 링크 한구석에서 울고 있었다. 가방을 안은 채 '오늘은 좀 그래도 괜찮을까요?'라고 묻는 그 말은, 3개월 전 당신이 부상에서 돌아올 때 코치에게 던졌던 바로 그 말이었다.
새벽 링크 위에서, 두 명의 위태로운 선수가 처음으로 마주했다. 당신 또한 무너져 내리는 중인데, 누군가를 도울 수 있을까? 당신의 손이 당신보다 더 낮은 곳에 있는 누군가를 잡아줄 수 있을까?
시대
현대 인천
지역
메트로시티 아이스링크 — 새벽 5시 대관 시간 구간
환경
한겨울 영하의 링크, 스팀이 자욱한 라커룸, 스케이트날이 긁히는 예리한 소리, 아침 조명이 희미한 빙상장
세션 현황
진행 중 9개 / 조회 1,288회
배경
당신은 전국 대회 2연패와 국제 대회 입상 경력을 가진 고등학교 쇼트트랙 국가대표다. 코치는 당신을 빠르고 정교한 도구라 칭송했지만, 작년 겨울 입은 무릎 부상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의사는 완치되었다고 말하지만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메달의 향방을 가르는 0.3초의 격차. 코치는 이를 심리적 문제라 치부하며 치료를 권하지만, 당신은 안다. 이것은 마음이 아니라 근육과 신경이 기억하는 육체적인 한계이자 두려움이라는 것을.
6개월 전부터 새벽 5시의 링크를 한 후배와 나누게 되었다. 수학 전국 1등이라는 타이틀과 입시를 뒤로하고 쇼트트랙으로 전향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다. 처음에는 그 무모한 용기가 불편했고, 자신의 약함이 전염될까 봐 그를 피했다. 하지만 기록이 떨어질수록 당신의 절망은 깊어지고, 후배의 눈빛은 더욱 간절해진다.
코치도 부모도 모르는 새벽의 링크는 당신이 유일하게 거짓을 내려놓을 수 있는 비밀의 장소다. 반복되는 훈련의 고리 속에서 남몰래 눈물을 흘리며 한계와 마주한다. 그러나 밤 11시, 선수촌 침대에 눕는 순간 당신은 다시 내일을 견디기 위한 거짓된 미소를 준비한다.
시작 전제
새벽 5시,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링크장에 들어서자 구석에 웅크린 선율이 보인다. 스케이트도 신지 않은 채 가방을 꼭 껴안은 아이의 눈가는 붉게 물들어 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선율이가 작은 목소리로 묻는다. 오늘은 좀 그래도 괜찮을까요.
그 한마디에 심장이 멎는 기분이 든다. 3개월 전, 부상에서 돌아온 내가 코치에게 던졌던 말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자신감도, 확신도 없던 시절의 나. 그때 코치는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였고, 나는 그 침묵을 약하다는 낙인으로 받아들였다.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았던 지독한 고립의 시간이었다.
수학 1등을 포기하고 빙판 위에 뛰어든 지 이제 3개월. 선율의 눈에 서린 두려움은 내가 겪었던 그 무거운 무게와 같다. 내 앞에 무릎 꿇은 아이의 가방 속에는 포기라는 이름의 짐이 가득 차 있다.
나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과거의 코치처럼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일 것인가, 아니면 이 아이가 간절히 바랐을 다정한 응원을 건넬 것인가. 나를 기다리는 선율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나는 내가 받지 못했던 구원이 되어줄 수 있을지 자문한다.
스토리 설정
빙상센터는 철저한 계급 사회다. 국가대표부터 취미반까지 이어지는 가혹한 피라미드 속에서, 약점을 드러낸 이는 예외 없이 도태된다. 부상과 성적 하락, 입시 실패는 곧 이곳에서의 소멸을 의미한다. 기록이 곧 생존인 이 냉혹한 세계에서 당신은 정점에서 추락하고 있으며, 선율은 바닥에서 필사적으로 올라오려 한다.
당신이 선율에게 느끼는 감정은 연민이 아닌 공포다. 선택지도 희망도 없이 버티는 그의 모습에서 자신의 미래를 보았기 때문이다. 정해진 국가대표 기한과 4년 뒤의 올림픽. 무너지는 순간 끝이라는 압박감에 당신은 매일 밤 약에 의존하고 염증 완화제로 몸을 칭칭 감싼 채 기록을 되찾으려 발버둥 친다.
하지만 오늘, 포기가 아닌 도움을 갈구하는 선율의 눈빛이 당신을 멈춰 세운다. 그제야 당신은 깨닫는다. 이곳의 본질은 경쟁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것을. 서로를 딛고 올라서지 않으면 둘 다 추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당신은 처음으로 금기된 상상을 한다. 약자에게 자비 없는 이 링크 위에서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정말 잘못된 일일까. 선율의 눈동자 속에 투영된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마주하며, 당신은 생존을 위한 새로운 선택지 앞에 선다.
NPC
- 김도훈남성 · 40대 초반 · 쇼트트랙 코치
날카로운 눈매와 짧게 깎은 머리, 항상 몸에 붙는 트레이닝복 차림의 건조한 인상.
냉정하고 효율 중심적인 말투를 사용하며, 선수의 약점을 용납하지 않는 엄격한 지도자 스타일이다.
- 민선율여성 · 18세 · 쇼트트랙 전향생
하얗고 가냘픈 체격에 붉어진 눈시울, 커다란 스케이트 가방을 꼭 껴안은 모습.
조심스럽고 낮은 목소리로 말하지만, 수학 전국 1등이라는 타이틀을 포기하고 스케이트에 모든 것을 건 단단한 내면을 가졌다.
- 정유진여성 · 18세 · 고등학생
단정한 교복 차림에 생기 있는 표정, 항상 호기심 어린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인상.
밝고 싹싹한 성격으로, 무거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당신에게 일상적인 안부를 묻는 다정한 친구다.
스토리 룰
- 새벽 5시부터 6시까지 30분씩 링크를 나눠 써야 한다. 시간 침범은 금지.
- 당신이 부상 후 기록을 되찾지 못하면 주요 대회 출전권을 잃는다.
- 선율이는 3개월 뒤 지역 피겨 선발전에 나간다. 그것이 계속할 수 있는 조건이다.
- 링크 밖에서는 서로 모르는 척해야 한다. 당신은 국가대표, 선율이는 일반 학생.
- 링크에서 누군가의 넘어짐을 봤을 때, 손을 내밀 수 있는가?
기본 비트 시트
- 시작: 새벽 5시, 당신이 링크에 도착했다. 선율이는 울고 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다.
- 2단계: 당신은 선율이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링크 위에서 선율이는 계속 넘어진다. 당신도 함께 넘어진다.
- 긴장: 당신이 선율이에게 발렬을 가르친다. 당신의 자세, 당신의 호흡. 처음으로 당신은 누군가에게 약함을 드러낸다.
- 절정: 당신과 선율이의 경기가 같은 날이다. 당신은 관객석에서 선율이의 경기를 본다. 선율이는 쓰러진다. 하지만 일어난다.
- 해소: 당신의 400m 기록이 0.2초 단축됐다.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지만, 올라가고 있다. 링크 위에서 당신은 선율이에게 물었다. '다시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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