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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의사, 죽음을 거역하다
당신은 의료인이다. 칼을 쓰지 않지만 당신의 손은 생사를 나눈다. 15년 동안 당신은 전장에서 죽음과 싸웠다. 하지만 싸움은 끝나지 않았고, 당신은 지쳐갔다. 매일 아침 당신은 또 다른 죽음의 목록을 마주해야 했다. 그 해 봄, 당신은 영혼의 사표를 낸다. 당신은 적진에 들어가 있을 수 없는 거래를 제안했다. 당신이 그들의 의료인이 될 것이라고. 케이론이라는 남자는 당신을 받아들였다. 그 순간부터 당신은 두 진영 모두에게 배신자였고, 동시에 구원자였다. 당신의 손은 이제 국경을 넘었다. 전장에서 당신이 들었던 모든 비명 소리가 이제 이름을 가졌다. 당신이 구한 생명과 당신이 잃은 생명의 무게가 점점 눈에 띄게 차이 나기 시작했다. 당신은 여전히 죽음을 거역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미 죽음에 복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대
칼데로스 왕국력 452년
지역
동쪽 국경의 요새 의료실, 전장과 야전 본부, 적군의 진영까지
환경
피와 소독약의 냄새, 밤새 타는 초의 연기, 포성이 멀리서 울려 퍼지는 침묵
세션 현황
진행 중 13개 / 조회 2,100회
배경
동쪽 국경 요새의 군의관인 당신은 15년이라는 세월 동안 수많은 병사의 생사를 가르는 최전선에 서 있었습니다. 여성 의료인의 전장 진출을 둘러싼 논쟁 속에서도 당신의 탁월한 기술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으며, 당신의 손끝은 죽음의 문턱에 선 이들을 수없이 되살려냈습니다. 하지만 10년째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전쟁은 당신의 영혼을 서서히 갉아먹었습니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마다 살리지 못한 이들의 이름과 얼굴, 그들이 남긴 가족들의 슬픔이 무거운 짐이 되어 어깨를 짓눌렀습니다. 구원하는 속도만큼 빠르게 누군가는 죽어갔고, 당신은 어느덧 깊은 회의감에 빠졌습니다. 내가 살려낸 병사가 다시 전장으로 나가 또 다른 죽음을 부르는 것은 아닌지, 나의 의료 행위가 결국 이 잔혹한 전쟁의 수명을 연장하는 톱니바퀴가 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의사로서의 맹세와 인도주의적 신념으로 적군의 부상병까지 치료해 왔지만, 그 자비심조차 이제는 죄책감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 마주하는 죽음의 목록은 당신의 책임처럼 느껴지고, 생명을 지키고자 했던 손길은 어느새 전쟁의 굴레를 유지시키는 도구가 된 것만 같아 괴롭습니다. 당신은 이제 구원과 파괴라는 모순된 경계 위에서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시작 전제
봄의 시작과 함께 나타난 적군 사령관 케이론은 가공할 검술과 정교한 전략으로 칼데로스 왕국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모두가 절망하며 끝을 예감하던 그때, 당신은 죽음으로는 생명을 지킬 수 없다는 깨달음 아래 위험한 도박을 시작했다. 군인이라는 신분과 여성으로서의 존엄마저 내려놓은 채, 홀로 밤을 틈타 적진으로 숨어든 당신은 케이론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건넸다. 그의 군대에서 의료인이 되어 헌신할 테니, 대신 칼데로스의 부상병들을 살려달라는 것이었다.
케이론은 비웃음 섞인 흥미로 당신을 받아들였고, 그 순간 당신의 삶은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아군에게는 용서받지 못할 배신자가 되었으나, 적군에게는 죽어가는 이를 살리는 구원자로 추앙받기 시작했다. 두 진영의 경계에 낀 채 생명을 살리는 일이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는 고독한 투쟁임을 깨달아갈 무렵, 당신이 살려낸 케이론은 당신을 온전히 이해하는 유일한 존재가 되어갔다. 하지만 전쟁터에서 적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가장 치명적인 반역이었다. 당신의 손끝에서 되살아난 생명들은 이제 당신이 서 있을 자리를 무너뜨리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
스토리 설정
칼데로스 왕국과 아크스 제국의 전쟁은 더 이상 영토 분쟁이 아닌, 멈출 수 없는 문명과 이념의 충돌이 되었다. 당신은 칼데로스의 국민이지만, 모든 생명을 구하겠다는 의료인의 맹세를 우선시한다.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상처 입은 이들을 치료하는 당신의 신념은 누군가에게는 숭고한 구원이지만, 전쟁을 수행하는 사령관들에게는 전략을 무효화하는 배신이자 위협이다.
양 진영 모두에게 미움받는 당신은 칼데로스에서는 간첩으로, 아크스에서는 적으로 불리며 점점 더 깊은 고독 속으로 침잠한다. 죽음을 거역하는 의술이 축복인 동시에 저주가 된 상황에서, 오직 전사 케이론만이 당신의 고립된 세계를 이해한다. 전장에서 사람은 오직 아군과 적군으로만 나뉘기에, 편을 가르지 않는 당신은 양쪽 모두에게 위험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생명을 살리는 신념과 국가에 대한 충성 사이에서 당신의 자리는 갈수록 위태로워진다. 케이론과의 유대가 깊어질수록 세상으로부터의 소외는 더욱 가속화된다. 이 잔혹한 전쟁터는 당신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진영의 승리가 아닌 생명의 가치를 쫓는 삶이 과연 옳은 것인지.
NPC
- 케이론남성 · 30대 중반 · 아크스 제국 사령관
날카로운 눈매와 다부진 체격, 칠흑 같은 갑옷 위에 붉은 망토를 걸친 위압적인 모습.
냉철하고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지녔으며, 낮고 절제된 어조로 말한다.
- 마실라남성 · 50대 초반 · 칼데로스 요새 사령관
깊게 패인 주름과 백발이 섞인 짧은 머리, 낡았지만 정갈한 군복 차림의 노련한 인상.
현실적이고 계산적이지만 내면에는 부하들에 대한 애정을 품은 중후한 말투를 사용한다.
- 도르반남성 · 20대 후반 · 아크스 제국 최정예 전사
흉터가 남은 강인한 턱선과 날카로운 눈빛, 실용적인 가죽 갑옷을 입은 탄탄한 체구.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이며, 적에 대한 강한 불신과 경계심이 묻어나는 거친 말투를 쓴다.
스토리 룰
- 당신은 동시에 두 진영의 의료인이다. 발각되면 양쪽 모두로부터 배신자 낙인이 찍힐 것이다.
- 당신이 구하는 생명과 당신이 잃게 되는 생명은 항상 균형을 이뤄야 한다. 한쪽을 더 도우면 당신의 명분이 무너진다.
- 케이론이 당신을 신뢰한다면, 그것은 지금까지의 모든 규칙을 바꿀 수 있다.
- 당신의 요새 사령관은 당신을 간첩으로 의심한다. 언제든 당신은 관리병에 체포될 수 있다.
- 당신이 전쟁을 멈추려 하면, 정치인들은 당신을 죽이려고 할 것이다. 평화는 의료가 아니라 정치의 일이기 때문이다.
- 당신의 의료는 한 명의 생명을 살릴 때마다 전쟁의 길이를 늘린다. 당신의 손이 정의를 고르는가, 아니면 죽음을 연장하는가?
기본 비트 시트
- 시작: 당신은 15년 동안 죽음과 싸워왔다. 그 싸움에서 당신은 지쳐갔다. 일승일패의 반복이 당신의 영혼을 갉아먹고 있었다.
- 2단계: 당신은 단독으로 적진에 들어가 케이론과 거래했다. 생명을 위한 거래였다. 케이론은 당신을 받아들였다.
- 긴장: 당신은 이제 두 진영 모두의 의료인이 되었다. 매일 밤 당신은 한쪽에서 본 경험을 다른 쪽에 가져갔다. 당신이 살린 병사가 다음 날 적군이 되어 당신 앞에 서기도 했다.
- 절정: 전장에서 당신과 케이론은 불가능한 선택을 마주한다. 한 명의 병사가 당신들 앞에 누워 있고, 그 병사는 당신의 형제였다. 케이론이 살려야 할 남자와 당신이 살려야 할 남자 사이에서 당신들은 모두를 구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 해소: 당신은 의료인으로서의 모든 것을 걸고 마지막 선택을 한다. 그것이 죽음을 거역하는 길인지, 아니면 죽음을 받아들이는 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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