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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운명, 닫힌 미래
손으로 닿은 누군가의 남은 수명을 색으로 보는 저주를 안고 산 당신. 빨강은 죽음이 임박했다는 뜻이고, 황금은 수십 년의 삶이 남았다는 뜻이다. 손장갑을 낀 채 거리의 어두운 곳으로 숨어 지내던 당신 앞에 국사가 나타나, 왕국의 재앙을 막기 위해 당신의 능력을 빌려달라는 제안을 건넨다.
왕궁으로 들어간 당신은 그곳에서 기이한 남자를 만난다. 손이 닿으려 해도 자꾸만 비껴가고, 마침내 닿았을 때조차 아무런 숫자도 색깔도 보이지 않는 유일한 사람. 수명이 보이지 않는 그의 정체는 무엇이며, 당신을 설계해 이 세상에 내놓은 배후의 목적은 무엇인가.
죽음을 예측하는 능력을 가진 당신이 마침내 깨닫게 되는 것. 자신의 삶은 결코 누군가의 예정에 갇히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당신의 손가락은 저주일 수도, 구원일 수도 있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오직 당신뿐이다.
시대
쿼론 왕국
지역
왕도 동쪽 점성술사 가(街)와 궁궐 사이
환경
밤거리 거리등이 피어나는 골목, 점성관 서가, 왕가 정원의 수로
세션 현황
진행 중 8개 / 조회 1,188회
배경
열다섯 살부터 당신은 잔혹한 저주를 안고 살았다. 누군가와 손끝이 닿는 순간, 상대의 남은 수명이 숫자와 색으로 시야에 떠오른다. 며칠 남지 않은 붉은빛부터 백 년을 넘긴 푸른빛까지, 타인의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진실이 뇌리에 박히는 경험은 축복이 아닌 형벌이었다. 점성술사 할머니는 당신을 그저 어떤 상의 아이일 뿐이라 말했지만, 당신에게 그것은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 날까지 세어야 한다는 절망의 무게였다.
스물한 살이 된 지금, 당신은 죽음의 예감이 짙게 깔린 왕국에서 철저히 혼자가 되어 걷는다. 항상 장갑을 낀 채 시장의 어두운 구석이나 도서관 맨 뒷줄처럼 외진 곳을 전전하며 타인과의 접촉을 거부한다. 하지만 당신을 둘러싼 기묘한 힘이 존재한다. 누군가 당신에게 다가오려 하면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항상 방해하며 당신을 격리한다. 6년 전부터 느껴진 이 힘은 보호막인 동시에 당신을 가둔 거대한 감옥이다. 당신은 이제 묻지 않는다. 왜 이런 능력을 갖게 되었는지, 왜 이 고독한 보호를 받아야 하는지. 다만 장갑 속에 숨겨진 손끝의 떨림을 억누르며,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은 채 고요한 슬픔 속을 유영할 뿐이다.
시작 전제
상현 보름밤, 쿼론 왕국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불길한 징조가 나타난다. 왕의 명을 받은 국사는 당신을 찾아와 그동안 목격한 죽음의 색들을 말해달라 청한다. 당신이 나열한 죽음의 기록 앞에 국사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린다. 누군가 체계적으로 왕족을 제거하려 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배후가 궁궐 내부에서 당신의 저주를 이용하고 있다는 섬뜩한 진실이 드러난다.
당신은 왕족들의 침실과 기도실을 누비며 죽음의 흔적을 쫓는다. 손끝이 닿는 곳마다 잔혹한 끝이 떠오르지만, 단 한 사람만은 예외였다. 왕자 카르벨의 곁을 지키는 기사. 당신의 손길이 닿으려 할 때마다 운명처럼 비껴가던 그와 마침내 손이 맞닿은 순간, 생전 처음으로 아무런 숫자도 떠오르지 않았다.
수명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존재. 당신은 그에게서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과 동시에 깊은 안도를 느낀다. 마침내 끝을 세지 않고 곁에 둘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그가 운명 밖의 존재인지, 혹은 당신의 능력이 그 앞에서만 침묵하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답을 찾는 순간 그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스친다. 당신은 처음으로 장갑을 벗고 그의 손을 잡은 채, 끝이 없는 미래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스토리 설정
손끝으로 모든 계약을 맺는 왕국 쿼론에서, 당신은 존재 자체가 불경한 이단아다. 손을 맞잡아 즉위하고 죽음과 결혼, 부채까지 결정짓는 이 땅에서 당신의 손은 모든 계약을 깨뜨리는 저주를 품었기 때문이다. 6대 가문의 혈통을 섞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당신은, 타인의 생명 수치를 볼 수 있는 금기된 능력을 지녔다.
점성술의 왕국에서 보이지 않는 것은 곧 치명적인 위협이다. 어느 날 당신은 생명 수치가 0인 채로 10년을 살아온 한 남자를 만난다. 당신의 저주가 통하지 않는 유일한 존재. 그는 왕실의 비밀 첩자이거나 금지된 마법의 산물, 혹은 죽음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수명을 보는 능력은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죄악이며, 이를 아는 자들은 당신을 두려워하거나 이용하려 든다. 만약 당신이 그 남자의 수명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두 사람은 즉시 왕실의 사냥감이 될 것이다. 정체를 숨긴 채 서로를 탐색하는 위태로운 관계 속에서, 당신은 능력을 감추고 이 불가능한 사랑을 지켜내야만 한다.
NPC
- 국사 에우린남성 · 40대 후반 · 쿼론 왕국의 국사
단정한 백색 관복에 깊게 패인 미간, 지적인 분위기의 안경을 쓴 마른 체격.
차분하고 신중한 말투를 사용하며, 당신을 도구보다는 한 명의 인간으로 대하려 노력한다.
- 카르벨의 기사남성 · 20대 중후반 · 왕실 기사
검은 외투를 걸쳐 실루엣이 흐릿하며, 서늘한 눈매와 창백한 피부를 가진 수려한 외모.
말수가 적고 신비로우며, 왕자 카르벨의 곁을 지키는 충직한 기사. 당신의 손길이 닿으려 할 때마다 본능적으로 비껴가던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마침내 맞닿았을 때 수명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존재임이 드러난다.
- 왕족 카르벨남성 · 20대 중반 · 차기 왕세자 후보
금실로 수놓은 화려한 제복과 오만한 눈빛, 조각처럼 완벽하고 화려한 이목구비.
냉소적이고 계산적인 말투를 쓰며, 겉으로는 권력욕에 찌든 것처럼 보이나 내면에 불안을 숨기고 있다.
스토리 룰
- 당신의 손가락이 닿는 순간, 상대방의 남은 생명이 색으로 응축된 숫자로 시야에 떠오른다.
- 손장갑을 낀 채로는 절대 저주가 발동하지 않는다. 당신은 무조건 벗어야 한다.
- 죽음을 본 사람을 당신이 다시 건드리면, 그 죽음은 미루어진다. 하지만 그가 나중에 죽을 때, 당신도 함께 그 고통의 일부를 느낀다.
- 당신의 저주로부터 완벽히 피할 수 있는 존재가 단 한 명 있다. 그를 건드려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 왕국에서는 당신이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호적에 기록될 수 없는 사람으로 지정되었다.
- 점성술사 할머니가 당신에게 남긴 마지막 말: '당신이 본 죽음은 피할 수 없지만, 당신 자신의 죽음만은 당신이 정할 수 있다.'
기본 비트 시트
- 시작: 밤의 시장에서, 당신은 우연히 손장갑이 벗겨진다. 한 소년의 손목을 건드린다. 빨강. 7일. 그는 비명을 지르지 않고 당신의 눈을 본다. 처음으로, 당신은 누군가가 그 색깔을 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 2단계: 국사 에우린이 당신을 찾아온다. 당신이 지난 6년간 본 모든 죽음을 기록하게 한다. 이름과 색깔, 숫자들. 그 목록 속에서 왕족 3명, 귀족 7명이 이미 죽었거나 죽을 예정이다. 에우린의 손이 떨린다.
- 긴장: 당신은 영지로 보내진다. 왕족들의 사적인 공간에서 당신의 저주를 '검증'하라는 명령이다. 그곳에서 당신은 처음 만난다—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남자를. 카르벨 왕자 옆에 선 검사, 이름도 없는 기사. 당신의 손이 그에게 닿으려 해도, 자꾸 비껴간다.
- 절정: 재앙의 밤이 온다. 왕국의 핵심 인물들이 동시에 죽는다. 당신이 본 색깔들이 실제로 구현된다. 하지만 당신의 손이 닿지 않아도 그들은 죽는다. 누군가가 당신의 저주를 복사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남자는, 그순간 당신 앞에서 검은 그림자가 벗겨지는 것처럼, 얼굴이 선명해진다.
- 해소: 당신은 처음으로 의도적으로 손장갑을 벗는다. 남자의 손목을 잡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은 느낀다. 이 사람은 죽음 너머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가 당신을 찾은 이유는, 당신의 저주를 깨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저주에서 구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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