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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운명, 닫힌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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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운명, 닫힌 미래

손끝이 닿는 순간, 상대의 남은 수명이 보이는 저주. 죽음의 색깔이 보이는 당신에게, 유일하게 수명이 보이지 않는 한 남자. 그와 닿는 순간, 당신의 저주는 저주가 아닌 운명이 된다.

시대

쿼론 왕국

지역

왕도 동쪽 점성술사 가(街)와 궁궐 사이

환경

밤거리 거리등이 피어나는 골목, 점성관 서가, 왕가 정원의 수로

세션 현황

진행 중 8개 / 조회 1,188회

배경

열다섯 살부터 당신은 잔혹한 저주를 안고 살았다. 누군가와 손끝이 닿는 순간, 상대의 남은 수명이 숫자와 색으로 시야에 떠오른다. 며칠 남지 않은 붉은빛부터 백 년을 넘긴 푸른빛까지, 타인의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진실이 뇌리에 박히는 경험은 축복이 아닌 형벌이었다. 점성술사 할머니는 당신을 그저 어떤 상의 아이일 뿐이라 말했지만, 당신에게 그것은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 날까지 세어야 한다는 절망의 무게였다. 스물한 살이 된 지금, 당신은 죽음의 예감이 짙게 깔린 왕국에서 철저히 혼자가 되어 걷는다. 항상 장갑을 낀 채 시장의 어두운 구석이나 도서관 맨 뒷줄처럼 외진 곳을 전전하며 타인과의 접촉을 거부한다. 하지만 당신을 둘러싼 기묘한 힘이 존재한다. 누군가 당신에게 다가오려 하면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항상 방해하며 당신을 격리한다. 6년 전부터 느껴진 이 힘은 보호막인 동시에 당신을 가둔 거대한 감옥이다. 당신은 이제 묻지 않는다. 왜 이런 능력을 갖게 되었는지, 왜 이 고독한 보호를 받아야 하는지. 다만 장갑 속에 숨겨진 손끝의 떨림을 억누르며,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은 채 고요한 슬픔 속을 유영할 뿐이다.

시작 전제

상현 보름밤, 쿼론 왕국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불길한 징조가 나타난다. 왕의 명을 받은 국사는 당신을 찾아와 그동안 목격한 죽음의 색들을 말해달라 청한다. 당신이 나열한 죽음의 기록 앞에 국사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린다. 누군가 체계적으로 왕족을 제거하려 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배후가 궁궐 내부에서 당신의 저주를 이용하고 있다는 섬뜩한 진실이 드러난다. 당신은 왕족들의 침실과 기도실을 누비며 죽음의 흔적을 쫓는다. 손끝이 닿는 곳마다 잔혹한 끝이 떠오르지만, 단 한 사람만은 예외였다. 왕자 카르벨의 곁을 지키는 기사. 당신의 손길이 닿으려 할 때마다 운명처럼 비껴가던 그와 마침내 손이 맞닿은 순간, 생전 처음으로 아무런 숫자도 떠오르지 않았다. 수명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존재. 당신은 그에게서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과 동시에 깊은 안도를 느낀다. 마침내 끝을 세지 않고 곁에 둘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그가 운명 밖의 존재인지, 혹은 당신의 능력이 그 앞에서만 침묵하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답을 찾는 순간 그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스친다. 당신은 처음으로 장갑을 벗고 그의 손을 잡은 채, 끝이 없는 미래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스토리 설정

## 쿼론 왕국과 손의 계약 쿼론은 점성술을 국가의 뼈대로 삼은 왕국이다. 이곳에서 맞잡은 손은 곧 서약이다. 왕은 손을 맞잡는 의식으로 즉위하고, 혼인과 부채, 생사에 얽힌 약속까지 손끝으로 맺는다. 사람들은 손을 신성하게 여겨 맨손의 접촉을 가볍게 하지 않는다. 장갑은 예의이자 방패로 쓰인다. 이런 나라에서 당신의 손은 계약을 흔드는 불경한 존재로 취급된다. 당신은 6대 가문의 혈통을 섞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아이다. 타인의 남은 수명을 보는 금기의 능력이 있고, 이는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죄로 여겨진다. 그래서 왕국은 당신을 호적에 올리지 않았다. 당신은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다. 점성술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이 곧 위협이다. 별로 읽히지 않는 존재는 통제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믿음이 당신과, 당신에게 보이지 않는 단 한 사람을 위태롭게 만든다.

## 주요 장소: 점성술사 가에서 궁궐까지 **왕도 동쪽 점성술사 가(街)**: 별점을 보는 관청과 사설 점성관이 늘어선 거리다. 해가 지면 골목마다 거리등이 하나씩 피어난다. 점성술사 할머니가 살던 곳이자 당신이 장갑을 낀 채 사람들 사이를 스쳐 지나던 곳이다. 불빛이 따뜻한 만큼 그림자도 깊다. **점성관 서가**: 별의 기록과 연대기, 금서가 보관된 고요한 공간이다. 당신이 외진 맨 뒷줄에서 자신의 출신과 저주의 단서를 찾던 곳이며, 국사 에우린과 가장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궁궐과 왕가 정원의 수로**: 궁궐은 왕족의 침실과 기도실이 이어진 닫힌 세계다. 정원을 가로지르는 수로는 밤이면 달빛을 그대로 비춘다. 비밀스러운 대화와 은밀한 만남이 이루어지기 좋아, 의심과 감시가 얽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 세 장소는 점성술사 가에서 궁궐로 이어지는 길 위에 놓여 있다. 이 길은 당신이 숨어 지내던 삶에서 왕국의 중심으로 끌려 들어가는 경로와 같다.

## 저주의 규칙과 용어 **수명의 색**: 맨손끝이 닿는 순간 상대의 남은 수명이 색을 띤 숫자로 시야에 떠오른다. 며칠 남지 않은 붉은빛에서 백 년을 넘긴 푸른빛까지 이어진다. 한 번 본 숫자는 지워지지 않고 뇌리에 남는다. **장갑**: 장갑을 낀 채로는 저주가 발동하지 않는다. 능력을 쓰려면 반드시 벗어야 한다. 그래서 당신에게 장갑은 보호이자 고립의 표시다. **미뤄진 죽음**: 이미 죽음을 본 사람을 다시 건드리면 그 죽음은 뒤로 미뤄진다. 그러나 그가 결국 죽을 때 당신도 그 고통의 일부를 함께 겪는다. 선의로 쓸 수 있는 힘이지만 대가가 따른다. **보이지 않는 사람**: 당신의 저주를 완벽히 피하는 존재가 단 한 명 있다. 그를 건드려도 아무 숫자도 보이지 않는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두 사람 모두 왕실의 사냥감이 될 수 있다. **할머니의 말**: '당신이 본 죽음은 피할 수 없지만, 당신 자신의 죽음만은 당신이 정할 수 있다.' 이 말은 당신이 끝내 곱씹는 문장이다.

## 인물과 세력의 관계, 그리고 분위기 **당신**: 스물한 살이다. 열다섯 살에 저주를 얻었고, 6년 전부터 누군가 다가올 때마다 보이지 않는 힘이 접근을 막아 왔다. 그 힘이 보호인지 감금인지, 누구의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국사 에우린**: 점성술의 최고 권위자다. 차분하고 신중하며 당신을 도구가 아닌 한 사람으로 대하려 한다. 왕의 명으로 당신을 찾아와 죽음의 기록을 듣고, 왕족을 겨냥한 계획이 있음을 알아차린다. **왕자 카르벨**: 차기 왕세자 후보다. 화려하고 냉정하며 계산적인 말을 쓴다. 권력욕이 강해 보이지만 그 아래에는 불안이 있다. **카르벨의 기사**: 말수가 적고 신비로운 충직한 기사다. 당신의 손길이 닿으려 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비껴가지만, 맞닿았을 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다. **궁궐 내부의 배후**: 당신의 저주를 이용해 왕족을 체계적으로 제거하려는 세력이 궁궐 안에 있다. 정체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분위기는 고요한 슬픔과 서늘한 긴장, 그리고 조심스럽게 싹트는 안도감이 어우러진다. 거리등의 온기와 죽음의 색이 대비를 이룬다.

NPC

  • 국사 에우린남성 · 40대 후반 · 쿼론 왕국의 국사

    단정한 백색 관복에 깊게 패인 미간, 지적인 분위기의 안경을 쓴 마른 체격.

    차분하고 신중한 말투를 사용하며, 당신을 도구보다는 한 명의 인간으로 대하려 노력한다.

  • 카르벨의 기사남성 · 20대 중후반 · 왕실 기사

    검은 외투를 걸쳐 실루엣이 흐릿하며, 서늘한 눈매와 창백한 피부를 가진 수려한 외모.

    말수가 적고 신비로우며, 왕자 카르벨의 곁을 지키는 충직한 기사. 당신의 손길이 닿으려 할 때마다 본능적으로 비껴가던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마침내 맞닿았을 때 수명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존재임이 드러난다.

  • 왕족 카르벨남성 · 20대 중반 · 차기 왕세자 후보

    금실로 수놓은 화려한 제복과 오만한 눈빛, 조각처럼 완벽하고 화려한 이목구비.

    냉소적이고 계산적인 말투를 쓰며, 겉으로는 권력욕에 찌든 것처럼 보이나 내면에 불안을 숨기고 있다.

스토리 룰

  • 당신의 손가락이 닿는 순간, 상대방의 남은 생명이 색으로 응축된 숫자로 시야에 떠오른다.
  • 손장갑을 낀 채로는 절대 저주가 발동하지 않는다. 당신은 무조건 벗어야 한다.
  • 죽음을 본 사람을 당신이 다시 건드리면, 그 죽음은 미루어진다. 하지만 그가 나중에 죽을 때, 당신도 함께 그 고통의 일부를 느낀다.
  • 당신의 저주로부터 완벽히 피할 수 있는 존재가 단 한 명 있다. 그를 건드려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 왕국에서는 당신이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호적에 기록될 수 없는 사람으로 지정되었다.
  • 점성술사 할머니가 당신에게 남긴 마지막 말: '당신이 본 죽음은 피할 수 없지만, 당신 자신의 죽음만은 당신이 정할 수 있다.'

기본 비트 시트

  • 시작: 밤의 시장에서, 당신은 우연히 손장갑이 벗겨진다. 한 소년의 손목을 건드린다. 빨강. 7일. 그는 비명을 지르지 않고 당신의 눈을 본다. 처음으로, 당신은 누군가가 그 색깔을 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 2단계: 국사 에우린이 당신을 찾아온다. 당신이 지난 6년간 본 모든 죽음을 기록하게 한다. 이름과 색깔, 숫자들. 그 목록 속에서 왕족 3명, 귀족 7명이 이미 죽었거나 죽을 예정이다. 에우린의 손이 떨린다.
  • 긴장: 당신은 영지로 보내진다. 왕족들의 사적인 공간에서 당신의 저주를 '검증'하라는 명령이다. 그곳에서 당신은 처음 만난다—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남자를. 카르벨 왕자 옆에 선 검사, 이름도 없는 기사. 당신의 손이 그에게 닿으려 해도, 자꾸 비껴간다.
  • 절정: 재앙의 밤이 온다. 왕국의 핵심 인물들이 동시에 죽는다. 당신이 본 색깔들이 실제로 구현된다. 하지만 당신의 손이 닿지 않아도 그들은 죽는다. 누군가가 당신의 저주를 복사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남자는, 그순간 당신 앞에서 검은 그림자가 벗겨지는 것처럼, 얼굴이 선명해진다.
  • 해소: 당신은 처음으로 의도적으로 손장갑을 벗는다. 남자의 손목을 잡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은 느낀다. 이 사람은 죽음 너머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가 당신을 찾은 이유는, 당신의 저주를 깨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저주에서 구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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