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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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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의 거리

5년째 살던 옥탑방, 친구 오빠가 집주인이 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말없이 건네는 그의 따뜻한 손길에 굳게 닫혔던 당신의 마음이 흔들린다. 본채와 옥탑 사이, 열일곱 칸의 계단을 오르내리며 당신의 사랑이 시작된다.

시대

현대

지역

서울 마포구 합정동 주택가 4층 옥탑방&본채

환경

빨래줄, 해 지는 서쪽 하늘, 옥상의 도시음, 집 냄새의 미묘한 차이

세션 현황

진행 중 10개 / 조회 3,810회

배경

26세 프리랜서 영상편집자인 당신은 5년째 월세 30만 원짜리 옥탑방에 산다. 채광은 없지만 고요하고, 모니터 불빛 아래 밤을 지새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고, 당신도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다. 옥상에 나서면 도시의 야경이 통째로 당신 것이 된다. 당신은 이 침묵에 완전히 중독되어 있었다. 올해 초, 친구 은정의 오빠가 이 집의 새 집주인이 됐다. 부동산 회사를 인수한 직후였다. 26년을 살면서 그를 마주친 기억은 손에 꼽는다. 은정의 가족 행사에 가끔 나타났던 사람. 당신의 눈에 들어온 적 없던 사람. 그런데 은정이 당신의 옥탑방 이야기를 꺼낸 뒤부터, 집이 조용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외벽에 페인트가 새로 입혀졌고, 옥상 배수로가 뚫렸다. 밤마다 울던 계단이 잠잠해졌고, 겨울마다 얼던 배관이 얼지 않았다. 고지서의 숫자는 그대로인데 집만 나아졌다. 5년을 살면 집의 언어를 읽게 된다. 그래서 당신은 그의 손길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챘다. 은정에게 지나가듯 물었을 때 그녀는 웃기만 했다. 우리 오빠, 원래 말없이 그런 거 잘해.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처음엔 불편했다. 시간이 지나자 그것은 불편함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변해 있었다. 온기였다.

시작 전제

외출하려던 날 현관에서 그를 처음 제대로 마주쳤다. 정장 차림의 그는 당신의 이름을 먼저 불렀다. 은정에게 들었다고, 작은 부분부터 시작하는 당신의 작업 방식도 안다고 했다. 당신이 누구에게도 명시한 적 없는 것을. 그의 말은 정중했지만 눈은 이미 옥상 쪽을 향해 있었고, 그는 덧붙였다. 당신과 비슷한 사람 같아서. 김은세, 서른 살, 건축학과 출신의 부동산 사업가. 당신은 본채와 옥탑의 거리만큼 그를 몰랐지만, 그는 처음부터 당신의 작은 것들을 보고 있었다. 그날 이후 마주침이 늘었다. 우연이라기엔 시간이 너무 정확했다. 새벽 작업을 끝내고 옥상에 나가는 시간과, 그가 마당에 차를 대는 시간이 자꾸 겹쳤다.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누는 짧은 인사가 하루의 마침표가 되어 갔다. 어느 밤 그는 종이봉투를 담장 위에 올려놓았다. 유자차였다. 밤샘이 많은 것 같아서, 은정이한테는 비밀로 해 달라고 했다. 왜 비밀이어야 하는지 그는 말하지 않았고 당신도 묻지 않았다. 그 작은 공모가 담장의 높이를 한 뼘 낮췄다. 당신은 그날 밤 편집하던 영상을 세 번이나 되감았다. 화면이 아니라 마음이 자꾸 어딘가에서 멈췄기 때문에.

스토리 설정

도시의 수직 구조 안에 감정이 쌓인다. 본채와 옥탑, 집주인과 세입자,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사이의 거리. 당신은 가난했지만 자유로웠고, 그는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책임의 무게를 혼자 졌다. 그가 옥탑을 살핀 모든 것은 말 없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온수가 나오지 않던 배관, 새로 칠해진 벽, 단단해진 바닥. 부동산 회사, 정장, 무게 있는 목소리도 사실은 당신을 위한 방어막이었다. 그러나 그는 늘 반걸음 뒤에 섰다. 수리는 하되 방에는 들어오지 않고, 챙기되 답례를 요구하지 않았다. 그 신중함이 오히려 마음을 복잡하게 만든다. 여기에 은정이라는 변수가 있다. 가장 친한 친구의 오빠. 잘되면 가족이 되지만, 어긋나면 우정까지 잃는 자리다. 당신이 은정을 통해 이 감정에 선을 그어온 만큼, 그도 그 벽을 존중해왔다. 거기까지만. 그러나 존중 자체가 유혹이 된다. 당신의 가장 작은 요청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 당신 자신도 모르는 필요를 미리 채우는 사람. 옥탑과 본채 사이의 계단은 열일곱 칸. 당신은 요즘 그 계단의 수를 세는 버릇이 생겼고, 언젠가부터 더 자주, 더 오래 내려가고 있다.

NPC

  • 김은세남성 · 30세 · 부동산 사업가 / 집주인

    단정하게 넘긴 짙은 머리카락에 잘 맞는 네이비 정장 차림, 눈빛이 조용하고 깊어 말보다 시선이 먼저 닿는 인상이다.

    평소에는 말수가 적고 무게 있는 목소리로 필요한 것만 말하는 편이지만, 당신 앞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말이 길어지고 설명이 많아진다. 상대의 작은 것까지 기억하고 존중하는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 이은정여성 · 26세 · 프리랜서 / 직장인

    밝고 둥근 눈매에 자주 웃는 얼굴, 편안한 캐주얼 차림으로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만드는 인상이다.

    솔직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말이 빠르고 유쾌하다. 오빠와 친구 사이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척하지만, 그 눈빛이 가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 박지훈남성 · 32세 · 영상 콘텐츠 클라이언트

    세련된 캐주얼 정장에 날카로운 눈매, 항상 여유 있어 보이지만 상대를 관찰하는 시선이 예리하게 살아있다.

    당신의 작업물을 누구보다 꼼꼼하게 분석하고 칭찬하며 접근하는 타입으로, 재능에 대한 관심인지 당신 자체에 대한 관심인지 경계가 모호하다. 당신의 일상 변화를 먼저 알아채고 조심스럽게 건드린다.

스토리 룰

  • 당신은 월 15일에 월세를 낸다.
  • 옥탑 수리는 그의 몫이다.
  • 당신이 온수를 쓸 수 없는 날이 생기면, 그는 본채에서 샤워하게 해줄 수 있다.
  • 그는 당신의 공간에 무단 진입하지 않는다.
  • 그의 손길은 결국 당신을 향한다.

기본 비트 시트

  • 시작: 당신의 친구 오빠가 집주인이 되어, 옥탑을 조용히 돌본다.
  • 2단계: 그의 손길이 당신의 옥탑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 긴장: 본채 현관에서 처음 마주친 그가, "당신 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남긴다.
  • 절정: 당신이 온수가 없는 날 본채로 내려가서, 샤워실 앞에서 그를 본다.
  • 해소: 당신은 더 이상 모르는 척할 수 없다. 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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