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전제
재회는 설렘으로 시작되지만, 곧 어색함에 잠식된다. 20년 동안 너무 많이 변했다. 누군가는 회사를 이끄는 위치에 있고, 누군가는 아이 셋을 키우며 일상 속에 묻혀 있다. 누군가는 여전히 꿈을 좇고 있고, 누군가는 현실과 타협했다. 신발 끈을 바꾼 것처럼 인생 자체가 달라졌다. 옛 학교 앞 카페에 앉아 있으면, 가끔 그때의 눈빛이 돌아온다. 누군가의 웃음 줄이 여전히 그때처럼 보조개를 만들고, 누군가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그 시절의 열정이 남아 있다. 시간은 사람을 만들었지만, 눈동자는 같다.
커피잔 위로 교환하는 눈짓 속에서 당신들은 20년을 압축해 전달한다. 더 이상 어색함은 낯설지 않고, 차이는 높낮이가 아니라 방향의 차이임을 깨닫는다. 누군가의 성공이 누군가의 평범함을 부끄럽게 만들지 않는다. 당신은 누구인가? 20년 전의 당신? 아니면 지금의 당신? 혹은 둘 다? 이 재회의 순간 속에서, 시간은 멈춘 것 같다. 그리고 지나간 시간도, 앞으로의 시간도 의미 있어 보인다. 우리는 함께 늙어간다. 그것이 우정이라는 것을 이제 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만나는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만날 것이다. 이것이 청춘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우리의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