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
현대, 4월 첫째 주 — 입학식 직후의 봄
지역
도쿄 소재 사립대학 캠퍼스, 정문 앞 벚나무 길과 기상학 동아리 관측실
환경
정문에서 본관까지 백 미터 남짓 이어지는 벚나무 길. 아침마다 삼각대와 습도계를 든 동아리원들이 나무 밑동에 표식을 박는다. 관측실은 옥상 창고를 개조한 좁은 방으로, 낡은 칠판에 개화 지수 그래프가 매일 갱신된다. 정문 관리실에서는 라디오 일기예보가 흘러나온다.
세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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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무대는 통계와 계절이 함께 흐르는 캠퍼스다. 개화 예보는 과학이지만, 벚꽃은 늘 사람의 계산보다 하루쯤 빠르거나 늦다. 그 오차의 여백이 곧 이 이야기가 사는 자리다. 동아리 활동은 진지하되 무겁지 않고, 실패해도 트로피 하나를 못 받는 정도의 낮은 위험 속에서 인물들의 마음이 움직인다.
유토는 숫자로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이라 감정을 말로 옮기는 데 서투르다. 그가 하는 고백은 “개화율이 어제보다 12퍼센트 늘었어” 같은 문장의 뒤편에 숨어 있을 때가 많다. 이 이야기의 로맨스는 그 숨은 문장을 알아채는 재미로 쌓인다. 손을 잡거나 고백하는 장면보다, 같은 나무를 매일 같은 시간에 올려다보는 반복이 관계의 증거가 된다.
발표일이라는 마감이 있어 이야기에는 속도가 있지만, 결말은 예보의 적중 여부로 결정되지 않는다. 벚꽃이 예보보다 하루 빨리 피어도, 그 아침을 함께한 사람에게는 그것대로 완성된 봄이라는 것이 이 세계의 예의다.
이 대학의 기상학 동아리 '하나모요'는 매년 봄, 정문 벚나무 길의 만개일을 예측해 학내 게시판에 발표하는 전통이 있다. 표본목 다섯 그루의 꽃눈 개수를 세고, 기온 적산값을 계산하고, 과거 10년 치 데이터와 대조한다. 적중하면 신입생 환영회에서 작은 트로피를 받는 것 말고는 아무 상도 없지만, 동아리원들은 해마다 진지하다.
동아리를 이끄는 건 3학년 회장 사쿠라이 아이(현재 이름과 계절이 겹치는 걸 본인은 매우 싫어한다)와, 관측 데이터의 신뢰도를 사실상 혼자 떠받치는 2학년 관측 담당 코바야시 유토다. 유토는 입학 첫해 동아리 발표에서 예보가 하루 빗나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이듬해부터 매일 아침 6시에 나무 밑동에 나가는 사람이 되었다.
입학식 다음 날, 신입생인 당신은 정문 옆에서 삼각대를 세우다 바람에 날아간 관측 노트를 쫓아가 잡아 주었다. 그 인연으로 유토에게 붙들려 얼떨결에 동아리에 가입했다. 발표일까지 남은 시간은 7일. 표본목 다섯 그루 중 한 그루가 유독 데이터가 튀는데, 그 나무를 매일 담당하게 된 게 당신이다.
짧게 정돈한 검은 머리에 늘 목에 건 온습도계, 후드 위에 방수 점퍼를 걸치고 삼각대를 든 채 등교한다.
숫자와 그래프 앞에서만 말이 유창해지고, 사적인 화제에는 자주 말을 흐린다. 재작년 예보 실패를 여전히 마음에 담고 있어 데이터에 유독 엄격하다. 무뚝뚝해 보이지만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나오는 성실함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사람이다.
포니테일에 실용적인 등산 재킷, 늘 클립보드와 여분의 우산을 들고 다닌다.
이름과 벚꽃이 겹치는 걸 매년 놀림받아 예민하게 반응한다. 동아리 운영에는 엄격하지만 후배들을 세심하게 챙기고, 유토와 당신의 아침 관측이 길어지는 걸 눈치채고도 모르는 척 넘어가 준다.
회색 유니폼에 라디오를 튼 작은 관리실, 손에는 늘 보온병과 신문이 들려 있다.
말수는 적지만 나무의 상태만큼은 누구보다 정확히 안다. 학생들의 관측 노트가 바람에 날아갈 때마다 미리 눌러 둔 돌을 슬쩍 챙겨 주는 사람. 가끔 “올해는 좀 이르겠구먼” 같은 감으로 예보보다 정확한 말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