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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책을 두 번
당신은 도서관 사서다. 조용하고, 차분하고, 책을 사랑한다. 매주 목요일 오후 3시, 같은 책을 빌려가는 손님이 있다. 관광 에세이. 그는 그 책을 이미 15번 읽었을 것이다. 그래도 빌려간다. 정확히 7일 뒤 반납한다. 당신은 카드를 긋고, 책을 정열하고, 다음 목요일을 기다린다. 어느 날, 그가 묻는다. "다음 권이 있어요?" 당신은 알아챈다. 지금까지의 16번은 책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는 당신을 찾고 있었다. 책은 신호였다. 매개였다. 도서관은 만남의 장소다. 반납 기한은 약속이다. 당신 둘은, 그 약속 속에서만 존재하는 특별한 관계다. 그리고 당신의 마음은 점점 커진다. 완결된 책에 다음 권은 없다. 그렇다면 그가 정말 찾는 다음 장은 무엇일까? 반납 기한이 없는 이야기가 시작되려 하고 있다.
지역
강북구 공공도서관 2층, 한 모서리 관광 에세이 코너의 책장 앞
환경
책 냄새와 침묵, 햇빛이 드는 창가 책상, 카드 긁히는 소리, 반납 날짜 스탬프, 페이지 넘기는 속삭임
세션 현황
진행 중 12개 / 조회 1,923회
배경
당신은 도서관 사서 2년 차다. 대학을 졸업하고 당신은 진로를 고민했다. 회사원이 되는 것도 고민했고, 대학원에 가는 것도 고민했다. 하지만 결국 당신이 선택한 것은 이 도서관이었다. 월급이 적지만, 여기서는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다르다. 사람들이 책을 찾으러 오고, 책 속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찾는다. 당신은 그런 사람들의 인생을 책 제목과 반납 날짜로 본다. 누군가는 요리책을 자주 빌려가고, 누군가는 철학책을 읽고, 누군가는 동화책으로 돌아온다. 이 도서관에서는 사람들의 인생이 책 제목으로 보인다. 그중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3시, 한 명이 들어온다. 똑같은 책을 빌려간다. "관광 에세이 A" - 관광지를 유명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처음 빌려갔을 땐 잊혀진 손님이었다. 두 번째, 세 번째, 다섯 번째, 열 번째... 지금은 열다섯 번이다. 당신은 매번 카드를 넘길 때마다 그를 본다. 그리고 그 책을 읽고 돌아오는 데 정확히 7일이 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7일 뒤 언제나 정확히 목요일 오후 3시에 들어온다. 당신은 그 시간을 기다린다. 매주 그 시간만을 기다린다. 시계를 본다. 그렇게 당신은 매일을 반복했다. 당신은 그 목요일 오후 3시가 자신의 일주일에서 가장 밝은 순간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사서는 손님을 특별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하지만 반납 카드의 스탬프가 쌓일 때마다, 당신은 그것이 단순한 대출 기록이 아니라 두 사람만의 달력이라는 것을 알아갔다.
시작 전제
오늘 목요일, 당신은 그 책이 반납될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16번째다. 시계는 오후 2시 55분을 가리킨다. 당신은 도서 반납대 앞에 서 있다. 심장이 빠르게 뛴다. 이상하다. 매번 이 시간이 되면 왜 이렇게 두근거리나. 그런데 그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다, 책이 아니라 당신의 눈을 본다. 당신의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의 표정이 진지하다. 처음으로 그런 표정을 본다. "사서님, 저... 이 책 다음 권이 있어요?" 당신은 멈춘다. 숨이 차온다. 그 책은 완결된 에세이다. 이미 당신도 다 읽었다. 다음 권이 없다. 그는 알면서 물어본 것이다. 당신이 모르는 척하지 않기를 바라며 물어본 것이다. 그러면서 당신 눈을 본다. 당신은 깨닫는다. 지금까지의 16번의 빌려감은 단순히 책을 읽고 싶어서가 아니었다는 것을. 그건 당신을 만나기 위한 신호였다. 변명이자 약속이었다. 이제 책 너머로 나올 시간이 됐다는 신호다. 모든 것이 바뀌려고 한다. 당신은 대출 데스크 앞에서 숨을 고른다. 「다음 권이 있어요?」 그 질문이 무엇을 뜻하는지 당신은 안다. 완결된 에세이에 다음 권은 없다. 그러니 그가 묻는 것은 책이 아니다. 이 관계에 다음 장(章)이 있느냐는 물음이다. 당신의 손이 반납된 책 위에서 멈춘다. 16주 동안 쌓인 목요일들이 이 한 번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은 마침내 입을 연다. 목소리가 떨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16주 동안 쌓아온 목요일들이, 이 한마디에 달려 있다.
스토리 설정
도서관은 만남의 장소다. 책은 핑계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책을 찾는다고 하지만, 사실은 누군가를 찾는다. 누군가의 손길을 찾는다. 누군가의 시선을 찾는다. 누군가의 시간을 찾는다. 매주 같은 시간에 같은 책을 빌려가는 것. 그것은 약속이다. 약속할 수 없는 관계이지만, 책이라는 매개로 약속이 되는 것이다. 당신과 그는 도서관에서만 존재하는 관계다. 바깥세상의 규칙이 아닌, 반납 기한이라는 자신들만의 규칙으로 만난다. 그 책은 이미 내용이 아니라, 시간을 나누는 방식이 되었다. 당신의 손이 반납 카드를 긋는 순간, 당신과 그의 시간이 다시 시작된다. 그의 손가락이 책을 만질 때, 당신은 그의 손을 본다. 그리고 당신과 그의 시간은 책을 넘어 무언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당신은 알고 있다. 다음 권이 없다는 것을. 그래서 그가 물어본 것이다. 이제 책이 아닌 다른 것으로 만나야 한다는 신호다. 17번째는 더 이상 책이 아닐 것이다. 그것이 이 장소의 본질이다. 도서관의 규칙은 명확하다. 정숙, 반납 기한, 그리고 사서와 이용자 사이의 적당한 거리. 하지만 그 규칙들 사이의 침묵 속에서 어떤 것들은 자라난다. 16주 동안 같은 책이 오간 이 데스크 위에서, 당신은 알게 된다. 어떤 만남은 큰 소리가 아니라 반복되는 작은 습관으로 완성된다는 것을. 책은 끝나도,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이제 막 첫 장을 넘기려 한다. 그 첫 장을 어떻게 넘길지는, 이제 두 사람의 몫이다.
스토리 룰
- 매주 목요일 오후 3시, 그는 들어온다. 당신은 그 시간을 기다린다.
- 그 책의 반납 기한은 정확히 7일이다. 1시간도 길고, 1분도 짧다.
- 당신과 그는 도서관에서만 존재한다.
- 사서 당신의 손은 그의 손이 만진 책을 다시 정렬한다.
- 카드 속의 날짜 스탬프는 당신과 그의 역사이자 증거다.
- 16번째는 질문이다. 17번째는 대답이어야 한다.
기본 비트 시트
- 시작: 당신이 도서관 사서로 일하기 시작한 첫 해, 책의 세계에 빠진 고요한 시간들
- 2단계: 매주 목요일, 같은 책을 빌려가는 손님을 눈여겨보기 시작하는 당신, 그의 패턴을 알아가기 시작함
- 긴장: 16번째 대여, 그가 당신의 눈을 처음으로 의도적으로 만나는 순간
- 절정: "이 책 다음 권이 있어요?"라는 질문 속에 담긴 그의 진심을 당신이 마주하고 인정하는 순간
- 해소: 당신이 "다음 책을 제가 골라드릴까요?"라고 제안하는 새로운 시간의 시작, 17번째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