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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도둑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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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도둑의 정체

도시의 소음 속, 당신의 유일한 위안은 옥상 텃밭의 상추입니다. 어느 날 밤, 당신의 상추를 훔쳐 가는 낯선 이의 정체를 마주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도둑질이 아닌, 외로운 두 영혼의 은밀한 교감입니다.

시대

현대 한국

지역

강동구 아파트 옥상, 주민 12가구가 함께 가꾸는 공동 텃밭의 좁은 이랑들

환경

햇빛이 스며드는 옥상 바람, 흙 냄새, 자라난 상추잎의 연둣빛, 물 주는 소리, 이웃들의 목소리 섞임

세션 현황

진행 중 14개 / 조회 2,015회

배경

도시의 소음 속에 섞이지 못한 채 아파트 403호에서 홀로 살아간다. 시골의 어머니와 멀어진 아버지, 복잡한 가족사가 남긴 빈자리는 지독한 외로움이 되어 일상을 잠식했다. 지루한 회사 생활과 적막한 집, 반복되는 혼자만의 식사와 잠. 당신은 그 공허함을 달래려 2년 전부터 옥상 텃밭에 상추를 심었다. 물을 주고 벌레를 잡으며 정성껏 키운 상추는 당신의 유일한 위안이자 일과였다. 이웃들의 친절함 속에서도 당신은 여전히 고립되어 있었다. 누군가와 수확물을 나누고 싶었지만, 정작 당신의 손길이 닿은 것을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최근 한 달 사이 기묘한 변화가 생겼다. 밤마다 누군가 당신의 상추를 몰래 따먹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몇 잎이었으나 이제는 한두 줄씩 사라진다. 소중한 영역을 침범당했다는 분노가 치밀다가도, 이내 낯선 호기심이 그 자리를 채운다. 누가, 왜 밤마다 이곳을 찾는 것일까. 그것은 단순한 도둑질이라기보다 당신을 향한 무언의 신호처럼 느껴진다. 상추가 사라진 빈자리를 볼 때마다 당신은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2년 동안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던 당신의 정성을, 누군가는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증거였기에.

시작 전제

상추 도둑을 잡기 위해 처음으로 옥상에서 밤을 지새우기로 했다. 손전등 하나에 의지한 채 상추 이랑 옆에 웅크리고 앉아 있으면, 차가운 밤바람이 살결을 스친다. 도둑을 잡으면 화를 낼지, 아니면 그저 허탈하게 웃을지 고민하며 손바닥에 밴 땀을 닦아내던 그때, 정적을 깨는 조심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심장이 내려앉는 긴장감 속에 손전등을 켜자, 빛의 끝에 504호의 지원이 서 있다. 같은 건물에 살며 늘 혼자였던 그가 상추 도둑이었다는 사실에 당혹감이 밀려오지만, 떨리는 그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묘한 깨달음이 스친다. 그가 밤마다 상추를 따갔던 행위는 단순한 절도가 아니었다. 그것은 고립된 세상 속에서 당신에게 보낼 수 있었던 유일한 신호이자, 나 여기 있다는 외로운 외침이었다. 빛 속에 드러난 서로의 얼굴을 보며 준비했던 모든 말은 사라진다. 옥상 위에서 지독한 외로움을 견뎌온 사람은 당신뿐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침묵 속에 흐른다. 아무런 말도 나누지 못한 채 마주 선 두 사람 사이로, 어떤 언어보다 깊은 이해와 유대감이 밤공기를 타고 조용히 스며든다.

스토리 설정

## 옥상 텃밭: 열두 가구의 작은 우주 강동구의 한 아파트 꼭대기, 옥상 문을 열면 콘크리트 바닥 위로 나무 상자와 흙 이랑이 좁게 이어진다. 열두 가구가 이랑을 나누어 쓰고, 이랑마다 가구 호수를 적은 작은 팻말이 꽂혀 있다. 이랑 사이 통로가 좁아 지나가다 보면 옷자락에 잎이 스치고, 이웃이 무엇을 심었는지도 자연히 눈에 들어온다. 낮의 옥상은 물 주는 소리와 이웃들의 안부로 왁자하다. 공용 수도와 호스, 모종삽이 놓인 구석이 모임의 중심이다. 밤에는 사람이 거의 없고, 계단 출입구 쪽 희미한 불빛과 멀리 도시의 소음만 남는다. 403호인 당신의 상추 이랑은 구석 쪽에 있어 낮에도 사람 손길이 드물다. 옥상은 모든 것이 훤히 드러나는 곳이라, 잎 하나가 사라진 자리도 숨길 수 없다.

## 인물과 관계 **당신**은 403호에 홀로 사는 직장인이다. 시골의 어머니, 멀어진 아버지로 이어지는 가족사가 마음 한쪽에 빈자리로 남아 있다. 이웃과 인사는 나누지만 한 발 물러서 있고, 2년째 가꾼 상추가 일과이자 위안이다. **지원**은 같은 건물 504호에 사는 조용한 이웃으로, 늘 혼자 다닌다. 한 달 전부터 밤마다 당신의 상추를 조금씩 따 갔던 인물이다. 말수가 적고 수줍음이 많아, 서툴지만 진심을 담아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영미**는 텃밭 모임 총무다. 눈썰미가 좋고 정이 많아 이웃들의 관계를 세심하게 챙기고, 당신과 지원 사이의 변화도 먼저 알아챌 수 있는 사람이다. **구름**은 옥상에 자주 나타나는 영리한 개다. 사람의 감정을 잘 읽어서, 긴장한 사람 곁에는 슬며시 다가가고 반가운 사람에게는 멍멍 짖는다. 옥상의 다른 주민들도 저마다 당신을 지켜보고 거들어 줄 수 있는 존재다.

## 상추 한 줄의 의미와 옥상의 규칙 이 옥상에서 상추는 먹을거리 이상으로 쓰인다. 특히 **상추 한 줄**은 누군가의 마음이자 신호로 읽힌다. 당신이 정성껏 키운 줄이 비어 있다면 그 빈자리는 누군가가 당신의 손길을 원했다는 흔적이다. 그래서 이곳의 도둑질은 증오가 아니라 관심의 표현으로 해석되며, 따 간 양이 늘어난 것도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옥상은 모든 것이 투명하다. 물 준 흔적, 따 간 자리, 오간 발자국까지 숨길 수 없고, 그만큼 서로를 읽는 일도 가능해진다. 밤은 당신과 그 누군가만의 시간이며, 낮의 시선이 닿지 않는 때에만 오갈 수 있는 말이 있다. 주민들은 지켜보는 눈이면서 필요할 때 힘을 보태는 조력자다. 마지막 상추 한 잎만은 따 가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두 사람이 함께 따서 나누어 먹어야 한다. 이는 이 옥상에서 지켜지는 약속이다.

## 옥상의 분위기와 시간의 결 이야기는 일상의 결을 따라 천천히 흐른다. 큰 사건 대신 물 주는 소리, 흙 냄새, 잎의 연둣빛 같은 작은 감각이 장면을 이끈다. 낮에는 햇빛과 바람이 스며들고 이웃의 목소리가 섞여 정겹지만, 혼자인 사람에게는 그 온기가 오히려 거리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밤의 옥상은 결이 다르다. 차가운 바람이 살결을 스치고, 손전등 불빛 하나가 닿는 곳까지만 세상이 보인다. 발걸음, 잎 스치는 소리, 숨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서 말이 없어도 감정이 전해진다. 외로움은 이 세계의 바탕 정서이지만 어둡게만 그려지지 않는다. 서로 다른 외로움이 닿으면 조용한 이해가 되고, 그 이해가 어떤 이름으로 자랄지는 두 사람이 밤을 쌓아 가는 방식에 달려 있다.

NPC

  • 지원남성 · 20대 후반 · 회사원

    창백한 피부에 덥수룩한 머리, 헐렁한 회색 후드티를 입은 마른 체격.

    수줍음이 많고 조용한 성격이며, 서툴지만 진심 어린 태도로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 영미여성 · 50대 중반 · 옥상 텃밭 모임 총무

    단정한 숏컷 헤어에 화사한 꽃무늬 앞치마를 두른 인자한 인상의 여성.

    눈썰미가 빠르고 정이 많으며, 다정한 말투로 이웃들의 관계를 세심하게 챙긴다.

  • 구름수컷 · 3세 추정 · 반려견

    복슬복슬한 흰 털을 가진 중형견으로, 항상 꼬리를 살랑거리는 귀여운 외모.

    사람의 감정을 잘 읽는 영리한 개이며, 멍멍 짖거나 다가감으로써 친근함을 표시한다.

스토리 룰

  • 옥상 텃밭은 모든 것이 투명하다.
  • 상추 한 줄은, 누군가의 마음이자 신호다.
  • 밤은 당신과 그 누군가만의 시간이다.
  • 도둑질은 증오가 아니라, 관심이자 신호다.
  • 옥상의 모든 주민은 당신의 관찰자이자 조력자다.
  • 마지막 상추는 당신이 함께 따먹어야 한다.

기본 비트 시트

  • 시작: 당신이 외로움을 상추로 키우며 아파트 옥상에 매일 나가기 시작한 2년 전
  • 2단계: 당신의 상추가 밤마다 누군가에게 따먹히기 시작하는 한 달 전부터의 미세한 변화들
  • 긴장: 당신이 상추 도둑을 잡기 위해 밤새 옥상에서 기다리는 결정적 순간, 당신의 두려움과 호기심이 뒤섞인 시간
  • 절정: 손전등 빛에 비친 지원의 얼굴, 그리고 당신과 그가 서로를 본 순간,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순간
  • 해소: 당신과 지원이 함께 마지막 상추를 따며, 옥상 텃밭을 나누기로 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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