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전제
"당신의 배경화는 사실감이 있어요. 내가 인물을 담당할게. 함께 해볼까요?" 선배의 제안은 간단했지만, 당신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단순한 팀 작업이 아닌 무언가 더 같다. 당신은 밤을 새며 그 제안을 생각했다.
매주 만나는 스터디룸에서, 두 사람의 그림은 점점 맞춰진다. 선배의 선은 힘차고, 당신의 배경은 깊이 있다. 어느 순간부터는 말 없이도 상대의 스타일을 이해한다. 선배가 그린 인물의 감정이, 당신의 배경에 자연스레 스며든다. 선배의 터치펜이 당신의 화면에 그려지는 순간, 당신은 숨을 멈춘다. 타블렛 화면의 두 개의 레이어가 겹쳐지는 순간, 당신의 심장도 함께 겹쳐진다. 밤이 깊어질수록 당신은 깨닫는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어떤 작품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을. 당신의 그림에 그의 영혼이 스며들고, 그의 인물에 당신의 세계가 담긴다.
당신은 선배의 옆모습을 본다. 집중하고 있는 선배의 얼굴은 가장 아름답다. 당신이 좋아하는 그 사람이 당신을 신뢰하고, 당신의 세계에 들어오고 있다. 스터디룸의 불빛이 두 사람의 얼굴을 밝힌다. 완성된 한 장면을 보며, 당신은 깨닫는다. 이것이 협력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 사랑이 당신의 모든 그림의 배경이 되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