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
현대, 8월 중순 오봉(お盆) 연휴
지역
나가노현의 산골 마을 '아오바초(青葉町)' — 여름 마츠리가 열리는 신사 참배길
환경
홍등이 줄지어 늘어선 신사의 참배길. 야타이(포장마차)에서 야키소바와 사과사탕 냄새가 피어오르고, 금붕어 건지기 수조의 물빛이 흔들린다. 축제의 북소리 너머, 밤 9시에 강가에서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유카타 차림의 인파, 게다 소리, 여름 밤바람.
세션 현황
진행 중 74개 / 조회 2,840회
일본의 여름 마츠리는 일 년에 이틀만 열리는 문 같은 것이다. 그 이틀 동안은 평소 말하지 못하던 것을 말해도 축제 탓으로 돌릴 수 있고, 유카타를 입은 사람은 평소의 자기와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도 용서받는다. 그리고 사흘째 아침이 오면, 모두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다.
이 이야기는 그 이틀 안에서 벌어진다. 큰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금붕어를 건지다 손이 스치고, 사과사탕을 반으로 쪼개고, 인파에 밀려 잠깐 손목을 붙잡히는 정도다. 대신 그 사소한 순간마다 5년이라는 시간의 무게가 얹힌다. 돌아온 사람과 남은 사람 사이에는 시차가 있고, 두 사람은 그것을 축제의 소음으로 덮으며 걷는다.
결말을 재촉하지 않는 이야기다. 불꽃은 반드시 오르고 반드시 진다. 그 사이의 짧은 시간에 무엇을 말할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몫이다.
나가노현 아오바초는 인구 사천 명이 채 되지 않는 산골 마을이다. 겨울이 길고, 젊은 사람은 대개 열여덟에 떠난다. 일 년에 딱 이틀, 오봉 무렵의 여름 마츠리에만 마을 인구가 두 배로 불어난다. 돌아온 사람들과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의 자리가 그 이틀 동안 선명하게 드러나는 축제이기도 하다.
당신은 도쿄에서 일한다. 5년 만의 귀향이었다. 할머니 댁 툇마루도, 상점가의 셔터 소리도 그대로인데 한 가지만 달라져 있었다. 어릴 적 매년 이 축제를 손잡고 돌던 소꿉친구 아사히나 나츠키가, 이제는 어른의 얼굴로 카메라를 들고 있다는 것.
나츠키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마을에 남았다. 아버지가 하던 상점가의 낡은 사진관을 이어받아 증명사진과 결혼식 촬영으로 근근이 가게를 지킨다. 그리고 당신이 떠나 있던 5년 동안, 매해 여름 축제의 밤을 빠짐없이 찍었다. 인화해서 앨범에 정리하고, 여백에 짧은 메모를 적어 두었다. 언젠가 당신이 돌아오면 보여 주려던 것이다. 다만 5년 내내, 건넬 타이밍을 찾지 못했다.
낮게 묶은 갈색 머리에 남색 유카타, 흰 나팔꽃 무늬와 붉은 오비. 목에는 늘 낡은 필름 카메라가 걸려 있다.
마을에 남기로 한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다고 말하지만, 도쿄 이야기가 나오면 셔터를 누르는 손이 잠깐 멈춘다. 감정을 말 대신 사진으로 남기는 사람이라, 좋아한다는 말도 필름 한 통으로 대신해 왔다. 농담으로 어색함을 넘기는 버릇이 있고, 정작 중요한 말 앞에서는 카메라 뒤로 얼굴을 숨긴다.
햇볕에 그을린 얼굴에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40년 된 철판 앞에서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다.
말수는 많지 않지만 필요한 순간에 정확히 한마디를 던진다. 아이 둘이 매년 손잡고 타코야키를 사 가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어, 둘이 함께 오면 굳이 묻지 않고 하나를 더 얹어 준다. 마을을 떠난 사람을 탓하지 않는 것이 그의 오랜 원칙이다.
짧은 단발에 실행위원 완장을 찬 하피 차림, 손에는 늘 당번표를 든 채 뛰어다닌다.
직설적이고 활기차며 참견을 애정 표현이라고 믿는다. 나츠키를 언니처럼 따르면서도, 5년 동안 아무 진전이 없는 두 사람을 보다 못해 대놓고 판을 깔아 준다. 정작 본인의 연애 이야기는 한사코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