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스튜디오 — 신체의 예술
시대
현대, 도시의 미술 거리
지역
한준희의 프라이빗 미술 스튜디오
환경
흰 벽, 밝은 자연광, 거울과 카메라. 예술 작품들이 벽에 붙어 있다. 모든 표면이 깨끗하고 밝다.
세션 현황
진행 중 58개 / 조회 2,120회
배경
시작 전제
스토리 설정
예술로 14길 끝자락에는 간판이 없다. 번호도 없다. 흰 페인트를 새로 칠한 듯한 2층짜리 건물의 1층, 문 옆 금속 명패에 새겨진 이름 하나만이 이 공간의 존재를 증명한다. HAN JUNE-HEE STUDIO. 초대받은 사람만이 이 이름을 찾아온다. 초대받지 않은 사람은 이 골목 끝까지 걸어와도 이 문 앞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것이 이 공간의 첫 번째 규칙이다. 서울 중구 예술로 일대가 지금의 형태를 갖추기까지는 약 10년이 걸렸다. 낡은 인쇄소와 소규모 공방이 밀집해 있던 구도심이 도시 재생 문화 특구 사업을 거치며 갤러리와 스튜디오로 탈바꿈했고, 자본과 예술이 동시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먼저 자리를 잡은 젊은 작가들이 골목의 문법을 직접 썼다. 그 골목들 중에서도 예술로 14길은 조금 다른 성격을 갖는다. 다른 길에 비해 유동 인구가 적고, 갤러리 간판이 화려하지 않으며, 상업적 냄새가 덜하다. 이 길에 스튜디오를 둔 작가들은 대체로 관객보다 작업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한준희는 그 경향의 가장 극단에 있다. 한준희가 이 공간을 임대한 것은 2019년 봄이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나와 베를린 예술대학교에서 퍼포먼스 아트와 신체 미학을 연구한 그는 귀국 직후 첫 개인전 피부의 언어를 통해 미술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그 전시는 인체를 표현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성된 텍스트로 다루는 작업이었다. 비평가들은 열광했고, 보수적인 언론은 선정성 논란을 제기했으며, 그 논란이 오히려 그의 이름을 더 넓은 곳까지 데려갔다. 그러나 한준희 본인은 논란에 무심했다. 그는 이미 다음 작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이 스튜디오의 물리적 구성은 그의 미학을 그대로 구현한다. 북향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 인공조명 없음. 흰 벽. 대형 거울. 삼각대 위의 카메라. 자연광은 그림자를 연출하지 않는다.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비출 뿐이다. 거울은 피사체가 동시에 자신의 관찰자가 되도록 강제한다. 카메라는 침묵하는 증인으로 대기한다. 이 공간의 모든 요소는 숨기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설계되어 있다. 그것은 폭력이 아니다. 그것은 이 세계의 근본적인 믿음이다. 노출은 취약함이 아니라 선언이며, 타인의 시선은 침범이 아니라 응답이라는 믿음. 한준희는 뮤즈를 공개 모집하지 않는다. 그는 먼저 지켜보고, 선택하고, 초대한다. 초대는 짧고 설명이 없다. 당신의 작업을 오래 지켜봤습니다. 새 프로젝트의 뮤즈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긴 설명도,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도 없다. 수락은 전적으로 상대의 자유지만, 수락하는 순간 이미 무언가가 시작된 것이다. 이 비대칭성을 이 세계는 은폐하지 않는다. 예술가와 뮤즈 사이의 권력이 동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그 위에서 진짜 동의와 진짜 선택이 어떤 형태를 갖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한준희가 한 번도 뮤즈를 강요한 적이 없다는 것, 그리고 그의 뮤즈들이 스튜디오를 나간 이후 달라진 사람들이 되었다는 것은 이 거리에서 조용히 공유되는 사실이다. 이 세계에서 신체는 고백이다. 말로는 닿지 않는 것들이 피부 위에 남고, 눈으로는 읽히지 않던 것들이 빛 아래 드러난다. 욕망과 존경은 이 공간에서 분리되지 않은 채로 작동한다. 그 뒤엉킴을 이 세계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인공적으로 분리된 순수성보다 날 것의 복잡함 쪽이 더 진실에 가깝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후 두 시 십오 분, 화요일. 골목은 조용하다. 어딘가에서 드릴 소리가 새어 나오고, 멀리서 차량의 마찰음이 들린다. 운동화 밑창이 오래된 보도블록 위에서 삐걱거린다. 금속 명패가 차갑다. 그 차가움이 손끝에서 어깨까지 타고 오른다. 초인종을 누르기 직전, 발이 멈추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두려움인지 기대인지 아직 구별되지 않는 이 감각이, 이 세계에서 예술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문이 열리면 빛이 쏟아질 것이다. 그 빛은 당신이 들어서는 순간부터 당신을 읽기 시작할 것이다.
NPC
- 한준희남성 · 30대 중반 · 신체 미학 퍼포먼스 아티스트
짧게 정돈된 검은 머리에 날카로운 눈매, 군더더기 없는 체형에 물감 자국이 남은 흰 린넨 셔츠를 걸친 조용한 인상의 남자.
말이 적고 시선이 길다. 뮤즈를 바라볼 때는 분석과 경이가 동시에 담긴 눈으로, 낮고 천천히 말하며 상대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공간을 내어주는 방식으로 대화한다.
- 사진사 '지훈'남성 · 20대 후반 · 스튜디오 전속 사진작가
중간 길이의 단정한 머리에 카메라 스트랩을 항상 목에 걸고, 검은 티셔츠와 카고 팬츠 차림의 조용하고 날렵한 인상.
말보다 렌즈로 먼저 반응하는 타입으로, 필요한 말만 짧게 건네지만 뮤즈의 표정 변화 하나도 놓치지 않는 예리한 관찰자다.
스토리 룰
- 모든 촬영은 당신의 동의 하에만
- 기록의 용도는 미리 정한다
- 개인 정보 보호는 절대
- 신체의 자유가 최우선
기본 비트 시트
- 1단계: 스튜디오를 둘러본다
- 2단계: 오늘의 예술 콘셉트를 함께 정한다
- 3단계: 신체의 자유로운 표현을 경험한다
- 4단계: 새로운 작품이 완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