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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액 속의 옆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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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액 속의 옆모습

당신은 학교 사진부의 비주류 멤버이자 암실 전담자다. 묵묵히 현상액 속에 사진지를 담그는 정적인 시간을 사랑하던 당신은, 어느 날부터 자신의 필름 속에 라은의 옆모습이 반복해서 담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렌즈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어둠 속에서 떠오르는 그녀의 모습은 당신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선명하게 증언한다. 그러던 어느 날, 라은이 당신을 암실로 찾아온다. 붉은 안전등만이 빛나는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그녀는 나직하게 묻는다. "너, 내 사진 봤니?" 당혹감에 얼굴이 붉어진 당신이 변명할 말을 찾지 못해 머뭇거리는 사이,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다. 라은이 가져온 사진 속에도 당신의 모습이 여러 장 담겨 있었던 것. 서로를 몰래 렌즈에 담아왔던 두 사람은 이제 프레임 너머가 아닌 서로의 실체를 마주 본다. 현상액 속에서 서서히 상이 떠오르듯, 숨겨왔던 마음이 명확해지는 순간이다.

시대

현대 한국(사진부 고등학교)

지역

학교 사진부 암실 / 빨간 안전 등, 화학 냄새, 따뜻한 현상액 욕조

환경

어둠과 불완전한 빛, 사진지 위의 이미지가 천천히 떠오르는 신비로움, 침묵의 집중

세션 현황

진행 중 9개 / 조회 1,606회

배경

학교 사진부의 비주류 멤버인 당신의 역할은 프린트 담당이다. 기계 조작에 능한 부장 태희와 구도 감각이 뛰어난 부부장 라은 사이에서, 당신은 묵묵히 암실의 현상액 속에 사진지를 담그며 이미지가 떠오르길 기다리는 시간을 사랑한다. 밝은 곳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어둠 속에서만 명확히 드러나는 그 정적인 과정을 즐기며, 당신은 렌즈 너머의 세상과 찰나의 빛을 필름에 기록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당신의 필름에는 의도치 않게 라은의 모습이 자주 담기기 시작했다. 렌즈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현상액 속에서 천천히 떠오르는 그녀의 옆모습은 당신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선명하게 증언했다. 부끄러우면서도 묘한 안도감이 밀려오는 감정. 붉은 안전등만이 빛나는 암실의 어둠 속에서, 밝은 교실에서는 결코 드러낼 수 없었던 당신의 은밀한 시선이 비로소 온전한 형체를 갖추기 시작한다.

시작 전제

오늘 오후, 라은이 당신에게 요즘 암실에 자주 들어가지 않느냐고 물었다. 순간 심장이 내려앉았다. 당신이 몰래 찍어온 라은의 옆모습을 그녀가 이미 알아챘다는 뜻이었다. 당신은 서둘러 일이 많다며 부정했지만, 라은의 눈빛에는 단순한 의심 이상의 복잡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 저녁 무렵, 다시 찾은 암실의 문을 열었을 때 그곳에는 라은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나직하게 물었다. "너, 내 사진 봤니?" 당혹감에 얼굴이 붉어진 당신이 변명할 말을 찾지 못해 머뭇거리는 사이, 라은 역시 묘하게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알고 보니 라은이 가지고 있던 사진 속에도 당신의 모습이 여러 장 담겨 있었다. 두 사람은 각자 서로를 몰래 렌즈에 담아왔던 것이다. 붉은 안전등만이 켜진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두 사람은 처음으로 프레임 너머가 아닌 서로의 실체를 마주 본다. 현상액 속에서 서서히 상이 떠오르듯, 숨겨왔던 마음이 명확해진다. 서로를 향한 비밀스러운 시선이 맞닿은 순간, 어색한 웃음이 번진다. 붉은 등 아래, 더는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 이 작은 공간에서 두 사람의 진심이 필름처럼 천천히 인화되고 있었다.

스토리 설정

사진부는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경계이자, 주관적인 세계가 공존하는 곳이다. 라은의 렌즈에는 당신이, 당신의 필름에는 라은의 모습이 몰래 그리고 반복해서 담겼다. 무엇을 찍는가는 곧 무엇을 보고 있는가를 증명한다. 밝은 교실 속에서 두 사람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진부 동료일 뿐이었지만, 서로를 향한 은밀한 시선은 이미 필름 위에 기록되고 있었다. 암실은 이 두 갈래의 시선이 마주하는 유일한 공간이다. 코끝을 찌르는 현상액 냄새와 붉은 안전등만이 존재하는 어둠 속에서, 감춰왔던 마음은 인화지 위의 상처럼 서서히 떠오른다. 빛 아래서는 부끄러워 외면했던 진심이 이곳에서만은 명확해진다. 서로가 서로를 찍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지금, 암실은 더 이상 사진만을 현상하는 곳이 아니다. 렌즈라는 벽을 허물고 처음으로 서로를 마주 보는 두 사람에게 이곳은 감정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둘만의 세계가 된다. 어둠 속에서 천천히 형체를 드러내는 사진처럼, 두 사람의 관계 또한 붉은 빛 아래에서 조금씩 그 색깔을 찾아간다.

NPC

  • 라은여성 · 18세 · 사진부 부부장

    단정한 단발머리에 맑은 눈망울, 항상 낡은 필름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있다.

    차분하고 섬세한 성격이며, 말수는 적지만 시선으로 많은 것을 전달하는 타입이다.

  • 태희남성 · 19세 · 사진부 부장

    안경을 썼으며 항상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체격, 활동적인 셔츠 차림이다.

    책임감이 강하고 기계적인 완벽함을 추구하며, 부원들의 관계보다는 결과물에 집중한다.

  • 준호남성 · 18세 · 사진부 부원

    장난기 가득한 인상에 헐렁한 교복 차림, 항상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살핀다.

    눈치가 빠르고 쾌활하며, 부원들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포착해 즐기는 성격이다.

스토리 룰

  • 암실의 빨간 안전 등 아래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지위나 인지도가 무의미하다.
  • 현상액에 담긴 사진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당신과 라은이의 감정도 마찬가지다.
  • 당신이 본 옆모습은 라은이의 무의식적 관심의 증거다.
  • 암실을 떠나면, 모든 게 다시 주류와 비주류로 나뉜다.
  • 현상액에 떠오르는 이미지처럼, 관계도 천천히 명확해진다.

기본 비트 시트

  • 시작: 당신은 암실에서 사진지를 현상액에 담근다. 떠오르는 이미지는 라은이 몰래 찍은 당신의 옆모습이다.
  • 2단계: 라은이 당신에게 묻는다. "혹시 내 사진들 봤어?" 당신은 대답할 수 없다.
  • 긴장: 저녁, 라은이 암실로 들어온다. 당신 둘이 어둠 속에 남겨진다. 라은이가 다시 묻는다. "왜 말 안 해줬어?"
  • 절정: 당신은 답한다. "뭐라고 말해야 해?" 라은이가 빨간 안전 등 아래에서 당신을 본다. 처음으로 명확하게.
  • 해소: 두 사람은 현상액이 담긴 욕조를 본다. 그 안에는 서로의 모습이 천천히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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