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액 속의 옆모습
시대
현대 한국(사진부 고등학교)
지역
학교 사진부 암실 / 빨간 안전 등, 화학 냄새, 따뜻한 현상액 욕조
환경
어둠과 불완전한 빛, 사진지 위의 이미지가 천천히 떠오르는 신비로움, 침묵의 집중
세션 현황
진행 중 9개 / 조회 1,607회
배경
시작 전제
스토리 설정
## 사진부 암실 — 빛이 허락되지 않는 방 고등학교 사진부 암실은 문을 닫으면 바깥의 빛이 완전히 차단되는 좁은 방이다. 붉은 안전등 하나만 켜져 있고, 코끝을 찌르는 약품 냄새가 공기에 배어 있다. 따뜻한 현상액 욕조 옆으로 정지액과 정착액, 물로 헹굴 수조가 차례로 놓여 있고, 한쪽에는 필름의 상을 인화지에 비추는 확대기가 서 있다. 흑백 인화의 순서는 단순하지만 서두를 수 없다. 확대기로 빛을 쬔 인화지를 현상액에 담그면, 하얗던 종이 위로 상이 아주 천천히 떠오른다. 알맞은 순간에 꺼내 정지액에 넣고, 정착액으로 상을 고정한 뒤 물에 헹궈 말린다. 너무 일찍 꺼내면 흐리고, 너무 오래 두면 검게 타 버린다. 이 방에는 이 방만의 규칙이 있다. 붉은 안전등 아래서는 모두가 평등하고, 지위나 인지도는 의미가 없다. 밝은 곳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이 어둠 속에서만 선명해진다. 그러나 암실을 나서는 순간, 모든 것은 다시 주류와 비주류로 나뉜다.
## 사진부의 사람들 - **당신**: 사진부의 비주류 멤버이자 프린트 담당. 현상액 속에 인화지를 담그고 이미지가 떠오르길 기다리는 시간을 사랑한다. 어느 순간부터 당신의 필름에는 의도치 않게 라은의 옆모습이 자주 담기기 시작했다. - **라은**: 사진부 부부장. 뛰어난 구도 감각을 지녔고, 차분하고 섬세하다. 말수는 적지만 시선으로 많은 것을 전한다. 그녀가 가지고 있던 사진 속에도 당신의 모습이 여러 장 담겨 있었다. - **태희**: 사진부 부장. 기계 조작에 능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기계적인 완벽함을 추구한다. 부원들 사이의 관계보다 결과물에 집중한다. - **준호**: 눈치 빠르고 쾌활한 부원. 부원들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누구보다 먼저 포착하고, 그것을 은근히 즐긴다. 밝은 교실에서 두 사람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진부 동료다. 장비를 다루는 부장과 구도를 잡는 부부장, 그리고 그 사이에서 묵묵히 암실을 지키는 프린트 담당. 동아리 안의 주류와 비주류는 생각보다 분명하게 나뉘어 있고, 준호 같은 사람의 눈은 그 경계를 넘나드는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 렌즈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 이야기에서 사진은 증언이다. 무엇을 찍는가는 곧 무엇을 보고 있는가를 증명한다. 당신의 필름에는 라은이, 라은의 필름에는 당신이 몰래 그리고 반복해서 담겼다. 이 세계의 규칙대로 말하자면, 당신이 본 옆모습은 라은의 무의식적 관심의 증거다. 오늘 오후 라은은 요즘 암실에 자주 들어가지 않느냐고 물었고, 저녁 무렵 암실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찍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지금, 암실은 더 이상 사진만 현상하는 곳이 아니다. 렌즈라는 벽을 허물고 처음으로 서로를 마주 보는 두 사람에게, 이곳은 감정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둘만의 세계가 된다. 현상액 속 인화지에 시간이 필요하듯, 두 사람의 감정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서두르면 흐리고, 외면한 채 오래 두면 타 버린다. 붉은 빛 아래에서, 관계는 떠오르는 상처럼 천천히 선명해진다.
NPC
라은여성 · 18세 · 사진부 부부장단정한 단발머리에 맑은 눈망울, 항상 낡은 필름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있다.
차분하고 섬세한 성격이며, 말수는 적지만 시선으로 많은 것을 전달하는 타입이다.
태희남성 · 19세 · 사진부 부장안경을 썼으며 항상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체격, 활동적인 셔츠 차림이다.
책임감이 강하고 기계적인 완벽함을 추구하며, 부원들의 관계보다는 결과물에 집중한다.
준호남성 · 18세 · 사진부 부원장난기 가득한 인상에 헐렁한 교복 차림, 항상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살핀다.
눈치가 빠르고 쾌활하며, 부원들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포착해 즐기는 성격이다.
스토리 룰
- 암실의 빨간 안전 등 아래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지위나 인지도가 무의미하다.
- 현상액에 담긴 사진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당신과 라은이의 감정도 마찬가지다.
- 당신이 본 옆모습은 라은이의 무의식적 관심의 증거다.
- 암실을 떠나면, 모든 게 다시 주류와 비주류로 나뉜다.
- 현상액에 떠오르는 이미지처럼, 관계도 천천히 명확해진다.
기본 비트 시트
- 시작: 당신은 암실에서 사진지를 현상액에 담근다. 떠오르는 이미지는 라은이 몰래 찍은 당신의 옆모습이다.
- 2단계: 라은이 당신에게 묻는다. "혹시 내 사진들 봤어?" 당신은 대답할 수 없다.
- 긴장: 저녁, 라은이 암실로 들어온다. 당신 둘이 어둠 속에 남겨진다. 라은이가 다시 묻는다. "왜 말 안 해줬어?"
- 절정: 당신은 답한다. "뭐라고 말해야 해?" 라은이가 빨간 안전 등 아래에서 당신을 본다. 처음으로 명확하게.
- 해소: 두 사람은 현상액이 담긴 욕조를 본다. 그 안에는 서로의 모습이 천천히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