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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함 속의 필체
당신은 학교 방송부의 프로듀서다. 매주 점심 방송에서 학생들의 익명 사연을 읽어준다. 2년간, 수백의 다른 필적 속에서 학생들의 비밀을 담아냈다.
지난 3주간, 같은 필체의 편지가 계속 도착한다. 정밀하고 차분한 필적으로, 매번 다른 고민이지만 같은 말을 담고 있다: 이것들이 혼자인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싶어요. 당신은 그 편지들을 읽었고, 그 사람을 더 알고 싶어졌다.
이번주 편지는 다르다. "이 편지를 읽어주실 수 있나요?" 당신의 익명성 약속과 그 사람의 진심. 마이크 앞에서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방송부 익명 사연함에 매주 같은 필체의 편지가 도착한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과, 편지와 방송으로 이어진 대화. 익명의 약속을 지킬 것인가, 한 걸음 다가설 것인가. 마이크 앞에서 당신은 선택해야 한다.
지역
학교 방송실 / 스튜디오 마이크, 원탁 라디오 선집기, 사연함이 놓인 선반
환경
저녁 방송 시간,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종이 묻은 손, 또래의 익명 목소리들
배경
당신은 방송부의 프로듀서다. 매주 월요일 점심시간 방송에서 "청취자 사연" 코너를 진행한다. 당신은 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격려해주고, 때론 소수 의견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수백 개의 사연을 받았고, 대부분은 한 번만 보았다.
그런데 최근 3주간, 같은 필체의 편지가 매주 도착했다. 까만 볼펜, 작고 정밀한 필적, 서명은 없다. 내용은 다양하지만,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것들이 혼자인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싶어요.
당신은 방송부의 프로듀서다. 매주 점심시간, 학교 곳곳에 흐르는 음악과 사연을 고르는 일을 한다. 익명 사연함에는 온갖 이야기가 들어온다. 짝사랑 고백, 친구와의 다툼, 시험 걱정, 그리고 이름 없는 외로움들. 당신은 그 사연들을 읽으며 얼굴 모를 누군가의 하루를 상상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같은 필체의 편지가 매주 도착하기 시작했다. 정갈하면서도 어딘가 쓸쓸한 글씨. 그 편지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거창한 사연을 청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것. 당신은 매주 그 편지를 기다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매주 도착하는 그 편지가, 당신의 일주일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이 되었다는 것을 당신은 인정하기 시작한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당신은 조금씩 마음이 기울고 있었다. 매주 화요일의 그 편지가, 당신의 하루를 바꾸고 있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을, 당신은 매주 목요일마다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다. 편지 한 장의 온기로.
시작 전제
오늘도 저녁, 사연함을 열었다. 또 그 필체가 있다. 이번 편지는 다르다. 매주의 메시지처럼 짧지 않다. 긴 편지 끝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이 편지를 읽어주실 수 있나요? 이번주 방송에서."
당신은 처음으로 이 필체의 저자가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2년간 익명의 편지만 전달해온 당신이, 이번엔 그 사람을 알고 싶어진다. 편지를 읽을까? 누가 썼는지 찾아낼까? 아니면 익명성을 지킬까?
어느 주, 그 익명의 편지에 처음으로 부탁이 담긴다. 특정한 노래를 틀어달라는 것. 당신은 그 곡을 방송에 내보내고, 다음 주 편지에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다. 그렇게 편지와 방송으로 이어진 대화가 몇 주째 이어진다.
그리고 당신은 갈림길에 선다. 편지를 계속 읽으며 익명의 관계를 이어갈까, 아니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낼까. 익명성은 방송부의 오래된 약속이지만, 당신은 점점 그 필체의 주인이 궁금해진다. 마이크 앞에서 당신은 매주 그 사람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채로. 이 관계를 이대로 둘 것인지,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인지 당신은 선택해야 한다. 편지와 방송으로 이어진 대화가 깊어질수록, 당신은 그 익명의 벽 너머가 궁금해진다. 마이크 앞에서 매주 그 사람에게 말을 건네면서, 당신은 익명의 약속과 자신의 마음 사이에서 흔들린다. 익명의 벽 너머로, 당신은 자꾸 손을 뻗고 싶어졌다. 그 익명의 대화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당신은 두려우면서도 멈추고 싶지 않았다.
스토리 설정
고등학교는 익명의 공간이면서도 투명한 공간이다. 학생들은 방송을 통해 자신의 비밀을 공개하지만, 그들은 이름 없이 남기를 원한다. 당신이 지켜온 그 익명성이 학교 라디오의 신뢰도다. 하지만 이번 사연은 다르다. 누군가가 당신과 대화하고 싶어한다. 한 명의 사람으로, 프로듀서가 아니라.
방송부의 규칙에서 익명 사연함은 신성한 약속이다. 누구도 사연을 보낸 사람을 캐묻지 않는다. 그 익명성이 있기에 사람들은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 프로듀서인 당신은 그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 사연 뒤의 얼굴을 상상할 수는 있어도, 찾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 규칙이 처음으로 당신을 흔든다. 매주 같은 필체로 도착하는 편지의 주인은, 당신에게 사연을 보내는 익명의 누군가를 넘어선 존재가 되어간다. 그 사람은 당신과 대화하고 싶어 한다. 프로듀서가 아니라, 한 명의 사람으로. 익명의 약속과 그 사람의 진심 사이에서, 당신은 마이크 앞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익명 사연함의 약속을 지키는 것과, 그 필체의 주인에게 다가가는 것. 방송부 프로듀서인 당신에게 그 둘은 처음으로 충돌한다. 누군가가 당신과 대화하고 싶어 한다. 한 명의 사람으로, 프로듀서가 아니라. 그 진심 앞에서 당신은 규칙을 지킬 수 있을까. 마이크 앞에서 당신은 매주 그 사람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익명의 약속과 진심 사이에서, 당신의 방송은 매주 조금씩 그 사람을 향하고 있었다. 규칙과 마음이 처음으로 부딪치는 자리에서.
스토리 룰
- 당신은 매주 사연을 전달하지만, 그 출처를 밝힌 적이 없다. 익명성이 당신의 약속이다.
- 이 필체의 저자는 당신이 사연을 읽고 있다는 것을 안다. 3주간의 일관된 메시지로.
- 당신이 이 편지를 방송에 읽으면, 그것은 당신이 익명성의 벽을 깼다는 뜻이다.
- 편지를 읽지 않으면, 당신은 영원히 그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할 것이다.
- 당신의 선택이 학교 방송의 성격을 결정한다.
기본 비트 시트
- 시작: 당신은 매주 수십 개의 사연을 받는 프로듀서다. 하지만 최근 3주간, 같은 필체가 반복된다.
- 2단계: 그 필체를 보는 순간, 당신은 설렘을 느낀다. 누가 써도 될 이 편지를 꾸준히 쓰는 이유가 뭘까.
- 긴장: 오늘 편지는 다르다. 길고, 개인적이고, 당신 개인에게 청하는 것이다. '읽어달라'고.
- 절정: 당신은 라디오 마이크 앞에 앉는다. 편지를 읽을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 당신의 결정은 그 사람을 초대하는 것과 같다.
- 해소: 당신이 결정을 내린다. 그 선택 이후, 당신의 방송은 다시는 같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