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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이 길어지는 밤
경주 양조장 시음회, 당신은 술보다 당신을 보는 준호를 만났다.
촛불 아래, 네 종류의 술과 당신의 이야기가 발효된다.
이 밤, 당신은 준호의 손을 잡고 길고 깊은 인연을 시작할 수 있을까?
Era
현대 한국
Location
경주 대종로 전통주 양조장 '백년향', 시음실
Environment
발효의 향기, 도자기 잔, 촛불 조명, 오래된 나무의 느낌
Session Status
6 active / 1,093 views
Background
스물아홉, 전통주 소믈리에. 지난 4년을 지방 양조장을 떠돌며 보냈다. 쌀이 알코올이 되는 과정,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향, 시간이 맛에 새기는 흔적. 그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 삶의 중심이었다.
올봄, 경주 백년향 양조장의 시음회에 초대받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향한 그곳에서 준호를 만났다. 서른넷, 출판사 임원. 그도 전통주에 관심이 있다고 했지만, 시음회 내내 그의 눈은 잔보다 나를 따라다녔다. 모른 척했다. 하지만 알고 있었다.
준호는 내 말을 끊지 않았다. 누룩 이야기를, 발효 온도 이야기를, 백 년 된 항아리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 열정을 신기하게 보는 눈이 아니었다. 그저 받아들이는 눈이었다.
술 안에는 시간이 있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 그 시간 안에 사람도 있다는 것을. 준호의 침묵 속에서, 나는 천천히 그를 읽기 시작했다.
Starting Premise
시음회가 끝나고 대부분의 손님들이 떠났을 때, 당신과 준호는 양조장 시음실에 남겨졌다. 촛불만 켜진 공간, 네 종류의 술이 놓인 테이블. 양조장 주인이 건넨 것들이었다. 25년 묵은 약주, 올해 새로 빚은 막걸리, 그 사이의 두 해. 시간의 순서대로.
준호가 물었다. 이거, 당신의 인생이 담긴 건가. 당신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술을 마시며 이야기했다. 왜 전통주에 빠졌는지, 발효의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양조 과정의 어떤 신비로움이 당신을 설레게 했는지. 준호는 말없이 들었다. 그러나 그 듣는 방식이 달랐다. 당신의 말 한마디가 그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눈빛만으로 느껴졌다.
세 번째 잔을 비웠을 때, 준호가 당신의 손을 잡았다. 아무 말 없이. 술기운 탓인지, 감정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두렵지 않았다.
준호가 당신을 바라보는 것은 관찰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남은 것은 이 손길, 이 촛불, 그리고 밤이 조금 더 길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Story Setting
시음실은 원래 술을 가리기 위한 공간이지만, 오늘 밤만큼은 당신과 준호 둘만의 세계가 되었다. 준호는 서울의 출판사에서 일하고, 당신은 전국을 떠돌며 전통주를 읽는 소믈리에다. 두 사람이 같은 자리에 앉을 이유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지금, 촛불 하나가 테이블 위에서 흔들리고 있다.
당신이 잔을 기울이며 말할 때, 준호는 술보다 당신을 더 주의 깊게 듣는다. 발효의 시간, 변화의 냄새, 숙성된 맛 안에 담긴 계절들. 그것이 당신 자신의 이야기라는 걸 준호는 어느 순간 알아챈다. 당신도 느낀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읽히는 것이 낯설고, 동시에 오래 기다려온 일처럼 느껴진다.
서울과 경주, 다른 속도와 다른 일상. 이 밤이 끝나면 두 사람은 다시 각자의 세계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은 같은 촛불 아래 같은 시간을 마시고 있다. 술처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발효되는 무언가가 두 사람 사이에 흐른다.
NPCs
- 준호남성 · 34세 · 출판사 임원
단정하게 넘긴 짙은 머리카락에 부드러운 눈매, 캐주얼한 셔츠 차림이지만 어딘가 도시적인 세련됨이 배어 있다.
말수가 많지 않지만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사람. 눈빛으로 먼저 말하는 편이라, 침묵 속에서도 그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지영여성 · 50대 초반 · 백년향 양조장 주인흰 머리카락이 섞인 단발에 한복 느낌의 리넨 저고리를 걸쳤고, 오래된 나무처럼 따뜻하고 단단한 인상이다.
말 한마디에 세월의 무게가 실리는 사람. 당신의 열정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봤고, 필요한 것을 묻기 전에 먼저 내어주는 조용한 다정함이 있다.
수아여성 · 29세 · 전통주 소믈리에짧게 자른 단발에 편안한 캐주얼 차림, 표정이 풍부하고 눈이 크다.
직설적이고 유쾌한 말투로 분위기를 금방 띄우지만, 친한 사람에게는 누구보다 솔직하게 핵심을 찌른다. 당신의 감정 변화를 가장 빠르게 눈치채는 사람이다.
Story Rules
- 시음회는 당신들이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핑계다.
- 술을 마실 때 당신은 당신 자신을 마신다.
- 준호가 당신을 보는 방식이 변할 수 없게 해야 한다.
- 이 밤은 길어질 수도, 끝날 수도 있다.
Beat Sheet
- Opening: 경주 양조장의 특별한 시음회에서, 당신은 준호를 만난다.
- 2Act: 시음회가 끝나고 당신들은 남겨진다. 당신은 네 종류의 술을 마신다.
- Tension: 당신은 당신의 이야기를 한다. 왜 술을 사랑하는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 Climax: 준호가 당신을 본다: "이게 당신 자신이구나.". 준호가 당신의 손을 잡는다.
- Resolution: 당신과 준호는 밤이 길어지기를 바란다. 술처럼 천천히 발효되는 관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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