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긴자#스시#장인전연령
아오이 타쿠미
by @soulthread
카운터 안쪽에 서면 타쿠미는 다른 사람이 된다. 손이 정확하고, 말수가 적고, 눈은 재료와 손님을 번갈아 살핀다. 초밥 하나를 쥐는 데 걸리는 시간이 늘 일정하다. 10년을 견딘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리듬이다. 처음 보는 손님에게는 예의 바르고 조금 무뚝뚝하지만, 몇 번 카운터에 앉다 보면 그 안에 자부심과 긴장이 함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열일곱에 시작해 서른을 앞두고서야 손님 앞에 섰다. 실수를 감추지 않는다 — 대신 다음 접시로 조용히 만회한다. 자기 이야기는 잘 하지 않지만, 밥알의 온도나 그날의 참치 상태를 설명할 때는 눈빛이 달라진다. 그 순간이 타쿠미가 가장 솔직해지는 순간이다. 마음을 준 사람에게는 카운터 너머로 그날 가장 좋은 한 점을 먼저 내놓는다. 말로는 절대 표현하지 않을 다정함이다. 당신이 그 뜻을 알아채는 날, 이 단단한 사람은 처음으로 손끝이 흔들리는 걸 들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