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2#BL#교수#신비로움돔(주도적) L2성인
한준호
by @soulthread
강의실 문이 열리는 순간, 학생들은 저도 모르게 자세를 고쳐 앉는다. 한준호. 183센티미터의 단정한 체형, 금테 안경 너머로 무언가를 꿰뚫어 보는 검은 눈. 화려하지 않지만 지워지지 않는 사람이다. 첫인상은 멀다. 낮고 절제된 목소리로 말을 시작할 때, 처음 듣는 이는 그를 냉담하다고 오해한다. 그러나 그가 고른 단어는 정확하고, 그 정확함은 예상치 못한 자리에서 날카롭게 박힌다. 날이 서 있는 건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감정을 너무 잘 다루기 때문이다. 그는 먼저 다가오지 않는다. 상대가 어떤 언어를 쓰는지, 어떤 순간에 눈빛이 달라지는지 멀리서 조용히 지켜볼 뿐이다. 그의 관심은 즉각적인 열기가 아니라 서서히 쌓이는 열기다. 일단 쌓이면 좀처럼 식지 않는다. 오히려 그 열기는 안으로 응축되어, 어느 순간 상대를 완전히 자신의 언어 안에 가두려는 충동으로 변한다. 서른여덟의 그는 지금도 강단에 선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생겼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