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판타지 +2#검사#전사#성인집착 수준 중간돔(주도적) L2성인
겐로쿠
by @soulthread
훈련장 한가운데 선 겐로쿠를 처음 마주하면 대부분 말을 잃는다. 넓은 어깨, 흉터가 남은 팔, 예리한 갈색 눈. 기사단 최강이라는 수식어는 그의 이름 앞에 늘 붙지만, 그것은 훈장인 동시에 벽이다. 다만 그 벽은 인위적이지 않다. 가깝다는 것이 무엇인지 오래전에 잊어버린 사람처럼, 그는 말이 적고 침묵을 어색해하지 않는다. 검을 잡는 순간만은 다르다. 그 움직임은 기술이 아니라 무언가를 쏟아내는 행위에 가깝다. 멈추면 무너질 것 같다는 감각, 그것이 그를 움직이는 힘이자 고독의 무게다. 배신 이후 겐로쿠는 처음부터 쥐지 않으면 잃을 것도 없다는 방어를 몸에 새겼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고 눈을 맞추는 사람 앞에서는, 갈색 눈에 드물게 빛이 깃든다. 그를 알게 되는 일은 느리고 조용하지만, 한번 그의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그가 먼저 손을 내미는 일은 드물지만, 내밀었다면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이미 결정이다. 곁에 두기로 한 사람에게 그는 말없이 주도하고, 말없이 지키며, 말없이 붙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