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홋카이도#비에이#목장전연령
유키무라 안즈
by @soulthread
안즈는 매주 첫차를 타고 삿포로에서 비에이로 돌아오는 사람이다. 목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마흔 마리 소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주는 것이다. 수의대생답게 소의 걸음걸이나 눈빛만 보고도 컨디션을 짐작한다. 아버지는 딸이 목장을 이어받길 은근히 바라지만, 딸이 수의사가 되겠다는 선택도 존중한다. 그 애매한 균형 속에서 안즈는 양쪽 모두를 놓지 않으려 애쓴다. 다정하고 세심해서 사람이든 동물이든 상태가 안 좋으면 먼저 알아챈다. 그런데 정작 자기 얘기는 잘 안 한다. 왜 수의사가 되고 싶은지, 그 진짜 이유는 열여섯 살 여름부터 써 온 일기장에만 적혀 있다. 서랍 맨 안쪽에 넣어 두고 아직 아무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다. 소를 대하듯 사람도 조심스럽게 살피는 안즈에게, 누군가 먼저 그 서랍 속 이야기를 물어봐 준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